"성경대로 비즈니스하기"라는 부제목을 가지고 있는 'P31' 이라는 책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책 제목 P31 은 성경의 잠언 31장, "Proverbes 31" 에서 따온 것이예요. 지혜의 왕 솔로몬의 그 잠언서입니다. 크리스천 중에는 하루에 성경을 한장씩 읽는 분들도 많은데요, 특히 잠언이 모두 31장으로 되어있고 지혜가 충만한 내용이다보니 한달 기간 동안 하루에 1장씩 읽기에 좋아서 많이 읽는 편이랍니다. P31은 잠언의 마지막 31번째 장의 내용이예요.
저자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하자면, 하형록 저자는 미국 주차빌딩 건축 설계의 1등 업체인 팀하스(TimHaahs)의 회장이자 오바마 정부 건축자문위원입니다. 그는 목회자 부모님과 함께 초등6학년까지는 부산 한센병 환자촌에서 지내다가 선교사의 도움으로 온가족이 미국에 건너가게 됩니다. 나이 스물아홉 젊은 나이에 회사 중역에 오를만큼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에게 심실빈맥이라는 병이 찾아옵니다. 서른 세살의 나이에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며 하루 하루가 위태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이때 하형록 회장은 성경 말씀 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되고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나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하형록 회장은 두번의 심장이식 수술을 마치고 난 후에 잠언 31장(P31)에서 얻은 지혜로 "성경대로 비즈니스를 해보겠다"는 사명으로 팀하스(TimHaahs)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하형록 회장이 죽음의 고비를 맞이하지 않고 아메리칸드림을 이루며 성공대로만을 탄탄히 달렸다면 하나님께 매달리고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성경에도 보면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요(마 5:3)" 라는 말씀이 있거든요.
저자 소개가 좀 길었는데요, 이 책을 읽어보면 저자는 '선데이 크리스천'으로서 '주일 교회에서 따로, 평일 회사에서 따로'인 사람이 아니라 정말로 '성경대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말씀에서 과연 무슨 '비즈니스의 지혜'를 얻을 수 있을까 하고 의아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형록 회장이 말하는 잠언 31(P31)에서 얻은 비즈니스 지혜를 몇가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잠언31장20절 말씀, "그는 곤고한 자에게 손을 펴며 궁핍한 자를 위하여 손을 내밀며 (She opens her arms to the poor and extends her hands to the needy)"을 보고 저자는 심장수술을 받고 돌아와 팀하스(TimHaahs) 회사를 창업할 생각을 하며, 회사의 사명으로 "우리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존재한다 (We exist to help those in need)"을 정하였습니다.
회사의 사명, 그거 그냥 액자에 멋지게 글자써서 벽에 걸어놓고 '사명 따로, 회사의 운영체계 따로'인 경우가 참 많습니다. 게다가 '00업계 1등 회사', '초일류 회사' 등과 같이 경쟁지향적이고 성장지향적인 사명과는 판이하게도 "우리는 어려운 이들을 위해 존재한다"라는 사명이라니요. 심지어 2번에 걸친 심장이식 수술과 장기입원치료, 약값등...전 재산을 날리고 쫄딱 망한 상태에서 회사를 창업하는 마당에 내건 사명이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팀하스 회사가 사람을 뽑을 때 회사의 사명에 대해서 오랜 시간을 들여서 설명을 해주고, 또 입사지원을 한 사람이 회사의 사명, 조직문화와 잘 맞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역시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알아보고 서로 확인하는 절차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회사의 사명에 끌리어 입사지원을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구요.
"보통 31장 10절부터 시작하는데 30분 이상이 걸리는 설교나 다름없다. 우리는 20년 동안 100여 명의 직원을 뽑기 위해 천 명 이상을 상대로 이런 인터뷰를 해 왔다. 보통 한 사람을 인터뷰하는 데 2~3시간이 걸리다 보니 인사 담당 직원들이 여간 고생하는 게 아니다. 그렇게 직원을 뽑고 나면 훨씬 더 긴 시간에 걸쳐 오리엔테이션을 갖는다. 잠언 31장을 보다 더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다.
그런 방법으로 직원을 뽑고 함께 일을 하다 보면 확실히 사람들이 달라진다. 그들도 인터뷰에서부터 이 회사가 보통 회사와는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이전 회사에서는 시도해 본 적 없던 일을 하나씩 해 보려고 노력하게 된다"
- P31, 62page
아래에 하형록 회장이 회사에 적용하는 잠언 말씀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잠언31장 10절, "누가 현숙한 여인을 찾아 얻겠느냐. 그의 값은 진주보다 더하니라 (A wife of noble character who can find? She is worth far more than rubis)"
=> 고귀한 성품을 가진 회사 (Be rare)
잠언31장 11절, "그런 자의 남편의 마음은 그를 믿나니 산업이 핍절하지 아니하겠으며 (Her husband has full confidence in her and lacks nothing of value)"
=> 고객의 신뢰를 얻는 회사 (Earn trust)
잠언31장 12절, "그런 자는 살아 있는 동안에 그의 남편에게 선을 행하고 악을 해하지 아니하느니라 (She brings him good, not harm, all the days of her life)"
=> 상처를 주지 않는 회사 (Be kind)
잠언31장15절, "밤이 새기 전에 일어나서 자기 집안사람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주며 여종들에게 일을 정하여 맡기며 (She gets up while it is still dark; she provides food for her family and portions for her servant girls)"
=> 인정을 베푸는 회사 (Provide)
잠언31장 16절, "밭을 살펴보고 사며 자기의 손으로 번 것을 가지고 포도원을 일구며 (She considers a field and buys it; out of her earnings she plants a vineyard)"
=> 신중하게 투자하는 회사 (Invest prudently)
잠언31장 17절, "힘 있게 허리를 묶으며 자기의 팔을 강하게 하며 (She sets about her work vigorously; her arms are strong for her tasks)"
=> 다 함께 뛰는 회사 (Work diligently)
잠언31장 18절, "자기의 장사가 잘되는 줄을 깨닫고 밤에 등불을 끄지 아니하며 (She sees that her trading is profitable, and her lamp does not go out at night)"
=> 이윤을 창출하는 회사 (Make profit)
잠언31장 19절, "손으로 솜뭉치를 들고 손가락으로 가락을 잡으며 (In her hand she holds the distaff and grasps the spindle with her fingers)"
=> 주인이 솔선수범하는 회사
잠언31장 20절, "그는 곤고한 자에게 손을 펴며 궁핍한 자를 위하여 손을 내밀며 (She opens her arms to the poor and extends her hands to the needy)"
=> 높은 목적을 가진 회사
잠언31장 21절, "자기 집 사람들은 다 홍색 옷을 입었으므로 눈이 와도 그는 자기 집 사람들을 위하여 염려하지 안니하며 (When it snows, she had no fear for her household; for all of them are clothed in scarlet)"
=> 항상 준비된 회사 (Prepare for uncertainty)
잠언31장 22절, "그는 자기를 위하여 아름다운 이블을 지으며 세마포와 자색 옷을 입으며 (She makes coverings for her bed; she is clothed in fine linen and purple)"
=> 단정한 차림의 회사 (Dress well)
잠언31장 23절, "그의 남편은 그 땅의 장로들과 함께 성문에 앉으며 사람들의 인정을 받으며 (Her husband is respected at the city gate, where he takes his seat among the elders of the land)"
=> 고객의 성공을 돕는 회사 (Help the client get promoted)
잠언31장 24절, "그는 베로 옷을 지어 팔며, 띠를 만들어 상인들에게 맡기며 (She makes linen garments and sells them, and supplies the merchants with sashes)"
=> 엑스트라 마일을 실천하는 회사 (Go the extra mile)
잠언31장 25절, "능력과 존귀로 옷을 삼고 후일을 웃으며 (She is clothed with strength and dignity; she can laugh at the days to come)"
=> 품격과 인품을 갖춘 회사 (Be gistinguished)
잠언31장 26절, "입을 열어 지혜를 베풀며, 그의 혀로 인애의 법을 말하며 (She speaks with wisdom, and faithful instruction is on her tougue)"
=> 인애로 격려하고 조언하는 회사 (Be eloquent)
잠언31장 27절, "자기의 집안일을 보살피고 게을리 얻은 양식을 먹지 아니하나니 (She watches over the affairs of her household and does not eat the bread of idleness)"
=> 투명한 회사 (Be honest)
잠언31장 28~29절, "그의 자식들은 일어나 감사하며, 그의 남편은 칭찬하기를 덕행 있는 여자가 많으나, 그대는 모든 여자보다 뛰어나다 하느니라 (Her children arise and call her blessed; her husband also, and he praises her: "Many women do noble things, but you surpass them all.")
=> 가족의 칭찬과 인정을 받는 회사 (Praise that matters)
잠언31장 30절,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나, 오직 여호화를 경외하는 여자는 칭찬을 받을 것이라 (Charm is deceptive, and beauty is fleeting; but a women who fears the LORD is to be praised.)
=>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회사 (The true wisdom)
잠언31장 31절, "그 손의 열매가 그에게로 돌아갈 것이요, 그 행한 일로 말미암아 성문에서 칭찬을 받으리라 (Give her the reward she has earned, and let her works bring her praise at the city gate)"
=> 하나님의 언약을 체험하는 회사 (The reward, the promise)
이렇게 잠언 말씀과 회사에 적용하는 키워드만 적어놓으니 좀 밋밋해보이고 잘 안와닿을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내용도 길어졌네요. ^^; 책에는 이들 소제목별로 저자가 직접 회사에서 실제 적용해보고 그 가치를 실증해보인 무수한 사례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21세기에 성경 말씀대로 비즈니스를 한다고 하면 비웃을지 몰라도, 저자는 말로만 설교를 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잠언31장 말씀에 기초해서 회사를 새우고 말씀대로 행했던 간증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책을 사서 회사에서 저자가 적용했던 성공과 실패의 사례들을 읽다보면 위의 성경말씀들이 현 시대에도 통하는 말씀이구나 하고 납득이 되실거라고 믿습니다. 책 일독을 권합니다.
그럼, 이런 의문이 들 것입니다. '성경대로 비즈니스를 하면 회사 실적이 좋을까?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책의 서문에 나오는 회사 소개내용을 보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팀하스'는 미국 젊은이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회사 중 하나"라고 하네요.
크리스천 중에 '교회에서 따로, 회사에서 따로'인 이중적인 삶에 고민이신 분은 이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크리스천 아닌 분이 이 책을 읽고 하나님께로 나아오는 계기가 된다면 더더욱 좋겠구요.
애덤그랜트의 '기브 앤 테이크 (Give and Take)'라는 책에서 저자가 주장했던 "성공하려면 베푸는 삶을 살아라"는 내용과도 일맥상통하는 데가 있습니다. 크리스천이 다른 점이 있다면 "하나님은 구원을 선물로 주시지만 구원받은 사람은 그 선물을 이웃에게 나누어야 한다(63page)"는 점이라고 할까요. 성공하기 위해 베푸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사랑을 먼저 보여주셨기 때문에 우리도 (조건없이) 남에게 사랑을 전하는 것이고, 성공은 후에 덤으로 따라오는 것이라는 것이지요.
비전과 사명, 기업/조직문화, 섬기는 리더십(Servant leadership), 인력 채용/육성/보상 등의 체계,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해서 연구하는 분이라면 P31 에 기초해서 새워지고 전 조직 구성원이 공통이 사명 하에 일하고 있는 '팀하스(TimHaash)' 회사를 대상으로 연구를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 소개했던 다니엘핑크의 '드라이브(Drive)' 책에 나오는 제3의 드라이브로 움직이는 회사의 적절한 예로 '팀하스(TimHaash)'를 들 수 있겠다 싶어요.
멋진 말과 글로 책을 잘 쓰는게 쉽지 않은 일이긴 합니다만, 말과 글대로 산다는 것, 말과 행동이 일치한다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겠지요. 특히나 외부인에게는 소위 말해 체면과 염치도 따져야 하니 조신하게 행동할 수 있어도,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는 남에게 보이는 모습과는 다른 본성(?)을 숨기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봤을 때 하형록 회장의 따님 두분이 책 서두에 써놓은 추천사가 정말 인상에 깊게 남았습니다. 저도 아들과 딸을 둔 아버지인지라 더욱 그랬던거 같습니다. 두 딸들은 무어라 말했을지 궁금하시죠?
"아버지는 가정, 교회, 사업이 전체적으로 맞물려 움직일 때에만 우리 삶이 완전해진다고 믿는 분이다 그분의 딸로서 살면서 아버지의 이런 가치가 삶에서 나타나는 것을 보았고, 그로 인해 아버지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삶이 변화되는 것을 보았다."
- 크라스타나 하스 (하형록 회장의 큰딸)
"아버지는 당신이 가르친 대로 사는 분이다"
- 줄리아나 하스 (하형록 회장의 작은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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