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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폭력 대화 (NVC, Nonviolent Communication), 일상에서 쓰는 평화의 언어, 삶의 언어

마셜 B. 로젠버그 지음,

캐서린 한 옮김,

한국NVC센터

 

비폭력 대화, 마셜 B. 로젠버그 지음

 

15년 전쯤에 퇴근 후에 저녁에 석 달 정도 상담 공부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 책도 커리큘럼 중의 하나여서 이 책 읽으면서 비폭력대화 연습을 했었고, 몇 달 간은 일상 생활 속에서도 잘 사용하면서 지냈던 기억이 나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까맣게 잊고 살다가 이번에 책을 다시 보니 ‘아, 맞아. 이렇게 대화했어야 하는데…’ 싶은거 있죠.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더니 정말… ㅠ_ㅠ 

집 여러번 이사할 때마다 책 수십~수백권씩을 버리곤 했었는데요, 이 책도 그때 아무 생각없이 버렸었나봐요. >_<

 

그래서 말인데요, 이 책은 눈에 잘 보이는 책꽂이에 꽂아놓고, 1년에 한두번씩 반복해서, 잊을만 하면 계속 반복적으로 읽으면서 다시 상기하고, 실생활에 계속 습관이 될 때까지 사용하고 해야 할거 같아요. 그리고 온 가족이 돌려가면서 같이 읽고, 서로 비폭력대화로 대화하면서 자극도 주고요. 

 

교육부에서 초/중/고등학교에서 정규교육 커리큘럼에 ‘비폭력 대화’를 정기적으로 가르치는 것도 고려해보면 좋겠어요. 인간이란 결국 사회적 동물이고, 사람들 간의 관계는 대화 속에서 싹트고 무르익는 것이잖아요. 서로 상처주는 대화보다는 평화와 화해, 공감과 이해가 가득한 대화를 하는 방법만큼 중요한 삶의 기술(?)이 또 어디있겠습니까. 

 

“이 세상은 우리가 만들어놓은 것이다. 오늘날 이 세상이 무자비하다면, 그것은 우리의 무자비한 태도와 행동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자신이 변하면 우리는 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우리 자신을 바꾸는 것은 우리가 매일 쓰는 언어와 대화 방식을 바꾸는 데서 시작한다.” (p7) 

 

그럼, 이 책에서 저자 마셜 B. 로젠버그 박사가 알려주는 서로 마음으로 주고받는 관계를 이루기 위한 비폭력대화 모델의 네 가지 요소에 대해서 한번 알아볼까요? 

(이번 포스팅은 이 책의 상당 부분을 인용하면서 내용을 소개하게 되네요. 

 

(1)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2) 느낌을 알아차리고 표현하기

(3) 욕구를 의식함으로써 자신의 느낌에 대해 책임지기

(4)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부탁하기

 

 

(1)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 

 

있는 그대로 ‘관찰’하기는 ‘평가’와 섞지않는다는 뜻입니다. 관찰에 “평가”가 섞이는 순간 상대방은 이를 “비판”으로 받아들이고 방어적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이후에 제대로된 소통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래의 예는 책에 소개된 “평가”와 “관찰”의 비교 예인데요, 여러분의 대화 패턴은 어디에 속하는지 한번 보실래요? 

 

평가 : “너는 내가 원하는 건 좀처럼 하지 않아.”

관찰: “최근에 너는 내가 제안한 세 가지를 다 하기 싫다고 했다.”

 

 

(2) 느낌을 알아차리고 표현하기 

 

문제는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자신의 또는 상대방의 느낌을 알아차리고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특히, 저를 포함해서 한국의 남자들은 자기의 감정과 느낌을 제대로 알아차리고 말로 표현하는걸 힘들어 하는 것 같아요. 아래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느낌말 목록’ 인데요, 찬찬히 시간내서 읽어보시고 매 순간마다 ‘지금 내 느낌은?’ 이라고 질문을 던지고 답해보는 연습을 해보면 좋을거 같아요. 

 

[ 느낌말 목록, 보편적인 욕구 목록 ]

비폭력 대화 (by 마셜 B. 로젠버그) - 느낌말 목록, 보편적인 욕구 목록

 

 

그리고 느낌과 생각을 혼동해서 ‘생각’을 마치 ‘느낌’인 것인냥 표현하는 것도 조심해야 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어요. 아래의 예는 ‘생각’을 ‘느낌’인양 잘못 표현한 것인데요, 얼핏 들으면 ‘아, 저게 느낌이 아니라 생각이었구나’를 눈치 못챌 수도 있어요. 

 

“내가 오해를 받고 있다고 느껴져.” 

여기서 ‘오해를 받고 있다’는 말은 실제 느낌이라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평가한 말이다. 이 상황에서 느낌은 ‘걱정스럽다’ 또는 ‘괴롭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p79)

 

 

(3) 욕구를 의식함으로써 자신의 느낌에 대해 책임지기

 

 

인간은 상황 자체가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관점 때문에 고통을 당한다.” 

- 에픽테토스, 그리스 스토아학파 철학자-

듣기 힘든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네가지 중에서 선택을 할 수 있다고 해요. 

 

첫째, 자신을 탓하기. 

둘째, 다른 사람을 탓하기. 

셋째, 자신의 느낌과 욕구 인식하기. 

넷째, 다른 사람의 느낌과 욕구 인식하기. 

 

눈치 채셨겠지만, 자신이나 또는 다른 사람을 탓하는 것은 건강한 방법은 아니며, 대신 “자신이 필요한 것을 표현하면 그 욕구가 충족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자신과 다른 사람의 느낌과 욕구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어요. 

“다른 사람을 비판하고, 비난하고,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은 자신의 욕구를 돌려서 표현하는 것이다” (p93) 라는 통찰 가득한 문장, 진정 소름 돋지 않나요?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에 과도하게 반응한다면 그건 바로 자신의 그림자이고, 자신의 결핍된 욕구를 상대방은 남 눈치안보고 표현하고 누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나의 욕구에 대한 거울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시발점이라는 것이지요!

 

이 책 p97의 소제목이 “욕구를 표현하는 것의 어려움과 욕구를 표현하지 못했을 때의 고통” 이예요. 눈에 쏙 들어오고, 오랫동안 머물러 있었던 소제목이예요. 이런 경험 모두 다 가지고 있지 않나요? 다른 사람의 눈치 보고 또 미움받는 것이 두려워서 나의 욕구를 표현하지 못하고, 나중에 제대로 표현못한 나에 대해 머리속으로 그 상황을 계속 떠올리면서 후회하고 탄식하는 그런 모습이요. 

 

 

(4)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부탁하기

 

NVC의 네번째 요소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해서,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언어로 부탁하기”예요.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구체적인 말로 표현 안해도 상대방이 나의 욕구를 알아줄 것이라고 예상하고 기대하잖아요. 그런데 그거 아니라는 거예요! 대놓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긍정적이고 실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언어”로 표현하고 부탁하라는 것이예요. 만약 당신이 삶을 더 풍요롭고 만족스럽고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면 말이지요. 저는 이 챕터 읽으면서 부부 사이이 관계에서 서로가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을 제대로 표현하기로 마음먹게 되더라구요. 부부라고 서로의 욕구에 대해서 잘 알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아요. 말을 안하는데 어떻게 제대로 알겠어요. 

 

단, “부탁”과 “강요”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해요. 만약 “듣는 사람이 자기가 그 부탁을 들어주지 않으면 비난이나 벌을 받을 것이라고 믿게 되면 그 부탁은 강요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라고 해요. (p134) 상대방이 “부탁”이 아니라 “강요”를 받는다고 느낀다면 “복종” 아니면 “반항”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해요. 자, 당신이 부탁을 했는데 상대방이 거절을 했을 때 만약 당신이 상대방을 비판하거나 비난하거나 하면 그땐 부탁이 아니라 강요가 되는거니깐요, 조심하셔야 해요. 상대방이 부탁을 거절한 자유가 있다는 것 잊지 마세요. 

 

 

(5) 공감으로 듣기

 

“공감이란 다른 사람이 경험하고 있는 것을 존중하는 마음으로 이해하는 것”이라고 해요. (p155). 공감으로 듣는 것이 얼마나 어렵냐 하면요, 프랑스 작가 시몬 베유는 말하길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에게 관심을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드물고 어려운 것이다. 그것은 거의 기적과 같은 일이다. 사실 기적이다. 스스로 그런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있어요.(p156)

 

이 챕터에서 우리가 다른 사람과 공감으로 듣기를 방해하는 장애물들 몇가지(p157)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이 내용들 읽으면서 저 소름돋았어요. 왜냐하면 이것들이 모두 다 제가 평상 시 참 잘도 사용하는 표현들이거든요. 오 마이 갓! ㅠ_ㅠ 

 

- 조언하기: “내 생각에 너는 ~해야 해.” “왜 ~하지 않았니?”

- 한술 더 뜨기: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나한테는 더한 일이 있었는데…….”

- 가르치려 들기: “이건 네게 정말 좋은 경험이니까 여기서 배워.”

- 위로하기: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너는 최선을 다했어.”

- 다른 이야기 꺼내기: “그 말을 들으니 생각나는데…….”

- 말을 끊기: “그만하고 기운 내”

- 동정하기: “참 안됐다. 어쩌면 좋으니.”

- 심문하기: “언제부터 그랬어?”

- 설명하기: “그게 어떻게 된 거냐 하면…….”

- 바로잡기: “그건 네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거야.”

 

그러면서 저자는 공감으로 듣는 것을 방해하는 우리의 생각으로, “문제를 해결해주고, 다른 사람의 기분을 더 좋게 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우리가 온 존재로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방해한다”고 경각심을 일깨워주고 있어요. 특히, 회사에서 논리적이고 효율적인 문제해결, 솔루션, 업무중심적 사고로 하루종일, 일년 내내 강화학습을 하는 남자들은 특히 더 조심해야 할거 같아요.(네, 제 얘기입니다요! ㅠ_ㅠ)

 

 

이후의 챕터들도 내용을 짧게라도 소개하자니 포스팅이 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제목만 소개를 하자면요, 

- 제 8장: 공감의 힘

- 제 9장: 우리 자신과 연민으로 연결하기

- 제 10장: 분노를 온전히 표현하기

- 제 11장: 보호를 위해 힘을 쓰기

- 제 12장: 자신을 자유롭게 하고 다른 사람을 돋기

- 제 13장: NVC로 감사 표현하기

 

들이예요. 어때요, 읽고 싶은 호기심이 무럭무럭 솓구치지 않나요? 꼭 제가 이 책 영업사원이 된거 같네요. ㅋㅋ

 

이 책의 각 챕터의 마지막에 ‘비폭력 대화 사례’도 나오고, ‘연습문제’도 있어서 책 내용을 복습할 기회도 준답니다. 저자의 생각을 엿보기 전에 꼭 직접 체크해보고 저자의 생각과 비교해보세요. 

 

[에필로그] 강원도 양양 서피비치로 여름 휴가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와이프와 딸에게 버럭 화를 낸 적이 있어요. 그때 와이프가 저한테 한 마디 하더라고요. “치이~ 비폭력 대화 책 읽으면 뭐해. 이렇게 버럭 화낼 거면서…”  이 말 듣고 많이 부끄러웠어요. ㅜ_ㅠ 가장 가까운 가족 간에 비폭력 대화 방식으로 마음을 집중해서 대화하는게 쉬운건 아닌것 같긴 해요. ^^;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습관이 되고 자연스레 입에 착 달라붙게 해야 할텐데요. (혹시 이게 자신없으면… 저처럼 한소리 듣기 싫으신 분은 이 책은 가족들 눈에 안띄게 몰래 읽으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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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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