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1편, 2편을 재미있게 봤었던 저로서는 테미네이터 제니시스(Terminator Genisys)를 예고편을 보고나니 개봉일이 기다려지더군요. 

 

3편은 졸작이었고, 4편은 그럭저럭이었고, Daum 영화 코너에서 이번 제니시스는 평점이 6.6점으로 낮은 편에 속하기에 기대치를 너무 높지는 않게 잡고 극장으로 향했습니다.   터미네이터 2나 아바타,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 등의 영화처럼 눈이 번쩍 뜨이고 입이 쩍 벌어지는 영화는 아니었습니다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저는 10점 만점에 8.5점 주겠습니다.  6.6점은 아무래도 너무 박한 점수 같네요. 사라코너를 맥아리없는 여전사로 묘사한 블로그글도 봤는데요, 전 이번 제니시스 사라코너도 매력있게 봤습니다. ㅎㅎ

 

이번 포스팅은 영화 내용 중에서 '시간여행'에 대한 논리가 앞뒤가 맞지 않는 점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타임킬링용 영화에 무슨 논리 타령인가 하고 의아해하실 수도 있는데요, 영화 보는 내내 시간여행 스토리를 배배 꼬아 놔서 '아, 뭔가 좀 이상한데...어...헷갈리네...근데 뭔가 앞뒤가 안맞는거 같은데...음...'하고 속으로 불편해하셨던 분들이 계셨을 것 같습니다.  오늘 글은 그런 분들, 뭔가 의심이 가고 혹은 머리가 혼란스럽고 내용 이해가 잘 안되셨던 분들을 위해서 논리적으로 한번 정리해가면서 따져보는 글이 되겠습니다. 

* 그림 출처: Daum 영화 포스터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Main.do?movieId=62713)

 

물론, 순도 99%의 고농축 스포일러가 들어있으므로, 영화를 아직 안보신 분들은 나중에 영화 다 보신 후에 아래 글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이렇게 써놓으면... 더 읽고 싶어지는게 사람 심리지요. ㅋㅋ   이글 보고 난 후에 영화 보신 후 재미없다고 저한테 후회하심 안됩니다. ^^;)

 

 

 터미네이터, 시간여행 논리가 순 엉터리인 이유

> 이야기는 터미네이터 1편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편 부터 시간여행 스토리 논리가 요상스럽습니다. 

    아래 터미네이터 1 시간여행 순서도를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 터미네이터 1 시간여행 순서도 ]

     

     

     

     

    숫자를 따라가면 사건이 벌어진 순서를 한번 더 복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① 스카이넷이 2029년에 존 코너가 이끄는 인간 반란군한테 지게 생겼으니깐 터미데이터를 1994년 LA로 보내서 존 코너의 엄마 사라 코너를 죽이려고 합니다. 

     

    ② 이를 알아챈 존 코너 인간 반란군 대장은 오른팔 심복 카일 리스를 타임머신에 태워 1994년 LA로 보내면서 자신의 엄마 사라 코너를 지키라고 하지요.

     

    ③ 카일 리스는 타임머신을 타고 1994년 LA로 시간여행을 떠나옵니다.

     

    ④ 카일 리스는 목숨을 아끼지 않고 존 코너의 미래의 엄마 (이때는 존 코너는 태어나지 않았음) 사라 코너를 지킵니다.  그러다가 둘이 그만 사랑에 빠집니다.  그리고 사랑을 나눕니다.

     

    ⑤ 카일 리스는 터미네이터랑 싸우다가 죽고, 터미네이터도 프레스에 눌러 망가지고, 사라 코너는 아기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되는데...그게 바로 훗날, 2편에 에드워드홀롱이 열연한 존 코너가 됩니다.

     

    우리가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는,

    • 만약 2029년에 존 코너가 자기의 아버지가 될 카일 리스를 과거 1994년으로 보내지 않았더라면 존 코너는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인가?
    • 2029년 존 코너가 카일 리스를 과거로 보내기 전까지의 기간 동안, 즉 1994년~2028년까지는 카일 리스는 1994년의 시간 & LA라는 공간에 없었는데 그러면 사라 코너는 카일리스를 못 만난 것이기 때문에 남편 없이 존 코너를 임신할 수 없으므로 존 코너는 존재하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닌가?
    • 존재하지도 않는 존 코너가 어떻게 자기 아버지가 될 카일리스를 과거로 보낼 수 있나?
    • 카일리스를 과거로 보낼 수 없으면 존 코너는 잉태되지도 않았을 텐데.... ?

    와 같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순환논리오류에 빠지게 됩니다.  1탄 부터 시간여행 논리에 문제가 있었던 겁니다.

     

     

    >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시간여행 논리가 터미네이터 1보다 더 엉터리로 완전 꼬여있습니다. 

     

    [ 터미네이터 5 제니시스 시간여행 순서도 ]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시간여행 순서를 역시 복기해보자면,

     

    ① 제니시스(스카이넷)이 존 코너 인간 반란군에게 질 것 같자 타임머신으로 터미네이터를 1994년 LA로 보냄

    ② 존 코너가 이를 알아채고 카일리스에게 과거로 가서 자신의 엄마 사라 코너를 지켜달라고 명함

    ③ 카일리스는 2029년에서 1994년으로 터미네이터가 간 시간과 공간으로 시간여행을 떠남

    ④ 제니시스의 탄생을 막기 위해 카일리스와 사라코너는 2017년 미래로 시간여행을 떠남

        (※ 아놀드슈왈드제네거가 역을 맡은 착한 터미네이터 팝스는 사라 코너와 카일리스에게 "짝짓기"(ㅋㅋ)를 하라고 보채지만 사라 코너와 카일리스는 "짝짓기" 없이 2017년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감.  이거 중요함!!!)

    ⑤ 존 코너가 제니시스의 공격으로 오염이 되어 나노 터미네이터 T-3000 이 되어 제니시스의 탄생이 순조롭게 되도록, 즉 사라코너와 카일리스를 막기 위해 2017년으로 과거 시간여행을 떠남.  엄마와 아빠와 아들이 한자리에서 만남.

    ⑥ 존 코너는 죽고, 사라코너와 카일리스는 사랑에 빠졌는지는 잘 모르겠음.  썸타는 듯한 분위기는 있었으나, 팝스 말마따나 "짝짓기"는 안함.

     

    터미네이터 1보다 더 노골적으로,

    • 사라코너와 카일리스가 사랑을 나누지 않았음에도 존 코너는 어떻게 2029년에 존재할 수 있는가? 
      (④ 번 순서 다시 한번 보면 문제가 뭔지 알 수 있음)
    • 만약 ⑥번에서 사라코너와 카일리스가 사랑을 나누고 존 코너가 태어난다고 가정했을 때, 그러면 2029년이 되었을 때 존 코너는 11살 소년이 되어있을 것인데...

    마지막에 성인 카일리스가 꼬맹이 카일리스에게 가서 손바닥에 손을 그으면서 몇 마디(뒤돌아보지 말고 가라. 스카이넷은 제니시스다.. 등) 해주는 것으로 마치 이야기의 초반부의 사라코너와 카일리스의 긴장국면에 대한 근거를 제시해주는 것처럼 마무리를 합니다만, 아버지 없이 아들이 어째 태어날 수 있냐는 황당한 시간 논리로 인해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시간여행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순 엉터리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인터스텔라에서는 상대성이론과 웜홀이라는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과학적으로 그럴싸한 이야기인 것처럼 포장을 하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 영화 백투더퓨쳐에서도 주인공이 과거로 갔다가 자신의 엄마와 아빠가 사랑에 빠지지 않을 것처럼 상황이 전개되자 주인공의 형상이 점점 흐려지는 것으로 '과거와 미래의 인과/연결고리'를 풀어놓았기에 논리적으로 그럴싸했습니다.

     

    엣지오브투마로우도 보면 시간여행의 돌고 돔 속에 마지막 부분의 여운, 어 이거 또 처음으로 돌아가나...하는 뒷맛이 괜찮았습니다.

     

    인셉션의 마지막 장면에서 팽이가 쓰러질려나? ...어 이거 혹시 꿈인가?.... 어, 이거 뭐지?  하면서 이리저리 생각하게 하는 뒷맛이 또한 괜찮았습니다.

     

    근데,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시간여행 논리면에서는 그냥 꽝이네, 역시 액션, CG 등 눈요기감 보고 예전의 1, 2의 향수 느끼는 것으로 만족해야겠구나 싶습니다.  서두에서 밝혔듯이 저는 나름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재미있게 봤습니다. ^^'

     

     

    마지막으로, 시간여행(타임머신)은 가능한가에 대해 과학은 어떠 입장인지 살펴보자면,

     

    스티븐호킹이 그랬다지요. "아직까지 미래에서 온 사람이 없으니 타임머신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구요.  (물론, 정신병원에 가면 미래에서 왔다고 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기는 하지만요 ^^;)

     

    아인쉬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의하면 "빛보다 빨리 갈 수 있어야지 만이 시간여행이 가능한데, 빛보다 빠른 것은 없으므로 시간여행을 불가능하다"고도 하지요.

     

    열역학 제2법칙인 "엔트로피의 법칙"에 의하면 "우주의 모든 에너지는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일방향으로만 흐르므로 엔트로피가 감소하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불가능"하다고도 하구요.

     

    고로, 타임머신, 시간여행 나오는 영화는 눈에 쌍심지 켜고 논리 따지면서 영화볼 일은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저처럼 논리 따지고 들자면 영화 재미없어지는 수가 있으니 저같은 오류는 피하시길 바래요. ^^;;;

     

    며칠전에 '타임 패러독스'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이번 터미네이터의 시간여행 논리에 대해 쓴 패러독스를 정면 주제로 삼아 만든 영화입니다.  마지막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에 가서야 영화의 전체 반전에 입이 쩍 벌어지는 영화였습니다.  한국에서는 흥행에 참패한 영화였는데요, 제가 보기엔 아마 영화 끝부분의 반전을 제대로 이해 못한 관객이 많아서 그런게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영화의 반전을 알고 나면 정말 이런 시나리오를 쓸 생각을 한 작가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타임 패러독스'는 이번 포스팅처럼 영화 내용을 가지고 글을 썼다가는 스포일러가 되어 나중에 감당 못한 원성과 원망을 살 것이므로 더 이상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반전, 아주 짜릿하다는 점만 한번더 말씀드리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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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R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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