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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는 심리치료사입니다 (원서: Letters to a young therapist)

메리 파이퍼 (Mary Pipher) 지음, 안진희 옮김, 위고 출판사

 

이번에 소개할 책은 심리치료사이면서 작가이자 부모인 메리 파이퍼(Mary Pipher)가 제자 심리치료사인 로라에게 보내 편지를 엮은 책입니다. 영어 원서의 제목인 "Letters to a young therapist" 의 뜻 그대로 말이지요.  

 

책이 전반적으로 참 따뜻하고 또 어른스러워요.  그때그때 유행하는 심리치료 기법이나 이론에 열광하거나 치우치기보다는, 사람들 삶이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인정하고, 균형을 잡고 조바심 내지 않으면서 기본에 충실한 심리치료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말하고 있어요.  30여년 간의 환자들을 만나면서 한 심리치료의 관록이겠지요. 

(왼쪽 사진은 저자 Mary Pipher)

 

목차에 보면 겨울, 봄, 여름, 가을의 4계절로 구분이 되어있어요. 1년여에 걸쳐서 쓴 편지이기도 하고, 우리의 인생이 4계절과 닮은 면도 있어서겠지요?  책이 빨리 읽히지 않고, 대신에 편지 하나 읽고는 한참을 골몰히 나를 돌아보고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예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가로서 글솜씨도 이 책의 매력 포인트 중의 하나예요. 

 

나는 심리치료사입니다. Letters to a young therapist

 

아래의 영어 원서("Letter to a Young Therapist", Revised Edition)의 표지와 위의 번역서 표지("나는 심리치료사입니다")도 서로 다르네요. 번역서 내용이 너무 좋아서 ebook도 사서 원서로 읽어보려고 해요. 

 

Letters to a Young Therapist by Mary Pipher

 

 

번역서의 표지에 있는 말, "좋은 심리치료는 마음의 풍경을 바꾸어야 합니다". 마음의 풍경을 바꾼다는 것은 그리 쉽지많은 않은 일이겠지만, 영향이 크다는 의미겠지요? 

p69. 좋은 심리치료는 마음의 풍경을 바꾸어야 합니다. 심리치료를 받은 이후 사람들은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게 됩니다. 이 모든 것운 균형의 문제입니다. 저는 소심하고 불안감이 심한 사람에게는 더 강해지고 대담해지라고 격려합니다. 또한 남자다움을 과시하는 남자들에게는 좀 더 온화해지라고 좀 더 자기표현을 잘할 수 있도록 독려합니다. 

 

 

 

저자는 감사하며 사는 행복을 본인이 누리고 있으며, 타인의 성장에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어요. 


p72. 빅토리아 시대의 시인인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은 천국으로 가득 차 있다.” 나이를 점점 먹어가고 모든 현상에서 삶을 더 가치 있게 여기게 될수록, 저는 파랗고 푸른 행성에서 보내는 시간이라는 선물을 받은 것이 더없이 귀중하게 느껴집니다.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비극은 아름다운 어떤 존재가 성장하고 싶어 하는데 다른 어떤 존재가 그것을 저지할 때입니다.  저는 손녀 케이트가 세상을 사랑하고 세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한 인간으로 활짝 꽃피우기를 바랍니다. 

 

 

 

저자는 일상의 루틴을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어요. 정말 그렇지요?! 


p77. 지속성은 우리 직업에서 과소평가된 자질입니다. 심리치료의 일부는 평범한 일을 꾸준히 하는 것입니다. 대식증 환자의 식단 일지 확인하기, 우울증에 걸린 대학생에게 운동하라고 권하기, 아이 엄마가 아이에게 "잠깐만”을 남용하지는 않는지 확인하기. 이런 일들은 마법처럼 느껴지거나 인상적인 영상을 남기지는 않습니다. 허지만 매일 이를 닦고 신선한 야채를 먹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런 일들은 매우 중요합니다. 

 

99. 우리가 내담자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 중 하나는 그들에게 일상을 건강하고 규칙적으로 꾸리라고 격려하는 것입니다. 이런 일상에는 명상, 마사지, 운동 같은 활동들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 이런 리추얼들은 사람들에게 기대할 만한 무언가를 제공해줍니다. 

 

 

 

저자는 성공적인 심리치료의 핵심에 사람 사이의 관계(relation)의 '연결'(connection)에 있다고 말하고 있어요. 


82. 성공적인 부동산 투자의 비결이 ‘입지’라면 우리 일의 비결은 ‘연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내담자들의 정서, 행동, 생각을 서로 연결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내담자들이 심리치료사, 그들의 가족,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기를 바랍니다. 

 

 

저자는 감정(emotion)을 느끼고, 관찰하고, 솔직하게 직시하고 인정하기를 권하고 있어요. 감정에는 옳고 그름이 없잖아요? 


92. 건강한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을 똑바로 바라봅니다. 이들은 슬프면 울고 화가 나면 자신이 화가 났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온화한 감정들만 가지고 있는 체하지 않습니다. 그러기보다는 감정들을 관찰하고 묘사합니다. 

 

 

 

저자는 어떨 때는 '삶은 계속된다, 계속되어야 한다'는 당위적인 명제를 솔직하게 내담자에게 말해준다고도 해요. 

 

112. 하지만 윈스턴 처칠이 말했죠. “지옥을 통과하고 있다면 계속 움직이는 수밖에.”

114. 하지만 무엇보다 당신이 주로 그녀에게 이야기하거나 조언하게 될 것은, 테네시 윌리엄스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는 버팀으로써 버틴다”하는 사실일 것입니다. 

 

 

 

아래 문장은 제가 이 책에서 제일 좋아하는 구절 중의 하나예요. 40대가 되고 보니 더욱 와닿는 것 같아요. 


117. 이런저런 조언으로 책 한 권을 채울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은 다음의 세 단어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스스로의 삶을 사세요.” 일에만 몰두하지 말고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고 취미생활을 즐기세요. 당신을 웃게 만들고 당신의 배터리를 재충전해주는 일들을 하세요. 아기를 꽉 껴안거나, 요리수업을 듣거나, 영화감상모임에 가입하세요. 

168. 사람들이 자신의 유년기로부터 가장 즐겁게 기억하는 세 가지는 가족식사, 야외활동, 가족여행입니다. 그러니, 로라, 당신이 상담하는 가족들에게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여행을 떠나고, 자연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라고 권유하기 바랍니다.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서 결혼의 환상에 많이 노출되어 있고, 또 많이들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저자는 결혼에 대한 환상을 품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어요. 환상은 말 그대로 현실이 아니니깐요. 


136. 로라, 내담자들에게 결혼에 대해 환상을 품지 말라고 경고하세요. 사람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여러 상황 속에서 그 사람을 지켜봐야 합니다. 내담자들에게 애인의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보라고 권유하세요.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가 없는 사람을 조심하라고 하세요. 여성들에게는 남성이 다른 여성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하는지 잘 들어보고 그들이 자신의 어머니를 어떻게 대하는지 잘 살펴보라고 하세요. 또한 애인이 과거의 인연들을 어떻게 묘사하는지 주위를 기울여야 합니다. 상대를 비난하는 사람은 좋지 않습니다. 질투가 심하거나, 비밀이 많거나, 다른 사람을 조종하려 드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꾸 경계를 넘고 한계를 존중하지 않는 상대는 시간이 흐르면서 폭력을 휘두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나치게 빨리 사이가 너무 뜨거워지는 것 또한 좋은 징조가 아닙니다. 안정된 사람들은 천천히 나아갑니다. 


 

아래 글은 읽으면서 키득거리면서 웃었어요. 힘빼고 있는 모습 그대로 자연스럽게 상담하고, 글쓰고, 사람 만나기! ^__^


188. 심리상담이나 글쓰기를 할 때 지나치게 열심히 노력한다는 것은 잠을 잘 때나 오루가즘을 느낄 때, 다른 사람한테 호감을 얻고자 할 때 지나치게 열심히 노력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아무 효과가 없죠. 

 

 

 

저자는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에 대해서 솔직하게 내담자에게 표현해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저도 동의해요. 과연 가치중립적일 수가 있을까 싶거든요. 


200. 일부 이론가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저는 우리가 가치중립을 표방할 수도 없고 또 가치중립적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는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에 대해 내담자들에게 솔직하게 표현해야 하는 윤리적 의무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 똑같지요? 자신의 존재 자체가 거부당한다고 느낄 때 반발이 생기고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본능이 불끈 솓아오른다는 점이요. 이게 '변화의 역설'이라고 하는 거군요. 


214.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변화의 역설’에 대해 말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느낄 때에민 변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는 것입니다. 변화에 대한 저항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조건입니다. 누가 어떤 사람이 “비판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흉을 볼 때마다 저는 이렇게 반문하고 싶습니다. “비판을 잘 받아들이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말을 물가로 데려갈 수는 있지만, 말에게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는 속담도 있잖아요. 변화의 주체는 결국은 자기 자신!


224. 그녀는 제 마술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말했어야 했습니다. “저는 마술사가 아닙니다. 오직 당신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요.”

 

 

 

저자는 100% 만땅의 삶 대신에 70% 정도 달성하고 30% 정도는 여유가 있는 삶이 지속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완벽하려고 하다간, 부러지는 수가 있지요. '최대자 maximizers' 보다는 "충분히 괜찮아"라고 현재에 감사하는 '만족자 satisfizers'가 행복하게 삶을 누리는 사람이겠지요. 저도 이번 블로그 포스팅 "이정도면 충분히 괜찮아"라고 스스로 만족하는 걸로... ㅎㅎ


227. 부모이자 심리치료사이자 작가로서, 저는 목표를 70퍼센트 정도 달성합니다. 저 자신에게 이보다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면 중년의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완벽을 기대하는 것일지 모릅니다. 

236. 연구 결과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합니다. 바로 ‘만족자satisfizers’와 ‘최대자maximizers’입니다. 최대자는 항상 최고의 선택을 내리고 싶어하는 사람입니다. 반면 만족자는 “충분히 괜찮아”라고 말합니다. (중략) 인간이 겪는 고통의 대부분은 95퍼센트의 좋은 삶을 살면서도 나머지 5퍼센트를 달성하려고 할때 생깁니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저자의 글은 참 따뜻하면서도 사람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사랑"인 심리치료사로서 자부심과 긍지, 보람이 전해져요. 


248. 이 책을 쓰면서 저는 심리치료사로 일하는 것이 제게 있어서 단순히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을 넘어서 저 자신의 삶을 일구어나가는 것 그 자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심리상담은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하나의 방식, 가장 순수한 형태의 사랑이죠. 


비단 심리치료사나 심리치료/상담을 전공으로 하려는 학생 뿐만이 아니라, 심리치료/상담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충분히 공감이 되고 도움이 되는 생각거리와 지혜를 던져주는 책이기에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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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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