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그림책을 소개하려고 해요. 


“나는 기다립니다…”
다비드 칼리 글, 세르주 블로크 그림, 안수연 옮김, 문학동네. 

 

나는 기다립니다... (다비드 칼리 글, 세르주 블로크 그림, 안수연 옮김, 문학동네)

 

 

2007년 7월에 1판 1쇄로 시작해서 2022년 5월에 1판 28쇄를 기록했네요. 이미 많이 유명한 책인가봐요. 역시! ^^b

 


그림책하면 어린아이만을 위한 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거 같아요. 
심지어는 어른이 되어서 읽으면 더 와닿는 그림책도 있잖아요. 
이번에 소개하려는 “나는 기다립니다…” 그림책도 엄마, 아빠랑 아이가 함께 읽기에 참 좋은 책이예요. 

어른이 읽어도, 아니 어른이 읽으면 더 느끼는게 많은 그런 그림책인거 같아요. 


먼저, 책의 형태가 가로로 길고 세로로는 짧은 특이한 모양이지요?! 
책의 제목처럼 “기다림” 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가로로 길~~~~게 기다리는 모습을 표현했어요. 

 

나는 기다립니다. 어서 키가 크기를

 

그리고 표지의 그림에서 보듯이 빨간색 선이 보이잖아요. 
이 빨간색 선은 뜨개질을 할 때 쓰는 끈이예요. 
사람과 사람의 인연과 관계, 그리고 오~랜~ 기다림을 끈으로 표현했어요. 

 


“나는 기다립니다” 그림책은 우리 인생에 관한 이야기예요. 


“어서 키가 크기를” 기다리는 어린아이가 점점 커서 엄마 아빠와 놀고, 먹고, 크고, 
그러다가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서 데이트 하고, 
전쟁터에 나가서 싸우다가 부상을 입고, 
전쟁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와 사랑하는 연인과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아이들과 놀고, 
부부가 마냥 행복하기만 하지는 않기에 가끔은 싸우기도 하면서 “미안해”라는 한 마디를 기다리고, 
커가는 아이들의 안부 전화를 기다리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아프고, 그러다가 사랑하는 이와 사별을 하고, 
깊은 슬픔 속에 다시 봄이 오기를 기다리고, 
장성한 아이들이 결혼을 하고, 
새 식구가 될 아기를 기다린다는 이야기예요. 


드라마틱한 반전이나 과장없이 담담하게 우리의 일생을 이야기해요. 
빽빽한 설명없이, 기다란 책의 대부분을 하얀 색 여백으로 남겨놓은 채, 단지 한두줄의 짧은 말 몇마디로 우리의 일생을 이야기해요. 
지루해서 견디기 힘든 기다림’이 아니라, 소망과 희망을 담은 ‘기다림’으로 우리의 일생을 이야기해요. 

 

새 식구가 될 아기를 나는 기다립니다

 

 

행복하기만 한, 장밋빛 일생만을 그렸다기 보다는 우리의 진짜 일생, 일상을 담담하게 그렸어요. 

아래의 그림 "나는 기다립니다. "미안해."라는 한 마디를..." 을 보면 심드렁 삐져있는 부부의 모습에 ㅋㅋ 하고 웃게 돼요. 

서로에게 속상하고 화나 있어 꼬일대로 꼬여있는 마음 한켠에는 "미안해."라는 한 마디를 기다리는 우리의 연약하면서도 진솔한 모습을 보게 돼요. 정말 그래요. 좀더 마음의 여유가 있고, 좀더 성숙하고, 좀더 용기있는 사람이 먼저 "미안해."라고 말해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화가 풀리고, 화해하고 용서하게 되고, 그러고나면 한단계 더 성숙한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되잖아요. 

 

나는 기다립니다. "미안해."라는 한 마디를...

 

 


이 그림책을 처음 봤을 때 그림이 어린아이가 대충 끄적끄적 그린 것처럼 보였어요. 
그런데 그림책을 자꾸 볼 수록, 찬찬히 들여다볼 수록, 각 장의 글의 핵심을 정확하면서도 간결하게 표현해놓은 그림에 놀라게 돼요. 
아래 그림에 나와있는 얼굴의 표정을 한번 보세요. 아이들의 안부전화를 기다리는 아빠의 궁금해하면서도 뭔가 흐믓해하는 마음이 전해지지 않나요? ^^

 

나는 기다립니다. 아이들의 안부 전화를
나는 기다립니다. 아이들의 안부 전화를...



마지막 장은 “끝”이 아니라 “끈”이예요. ^_^ 
(원서에는 어떻게 표현이 되어있을 지 궁금해요. 한글 번역본에서만 “끝”을 “끈”으로 해놨을 듯 해서요. 안수연 옮긴이의 위트겠죠?!)

 



여러분은 일생을 살면서 누구를, 무엇을 기다리시나요? 
저는 2022년 12월 31일, 올 해의 마지막날에 마지막 블로그 포스팅을 하면서 2023년 1월 1일 희망찬 새해를 기다려봐요.  

 

Life goes on~!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728x90
반응형
Posted by Rfri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