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 ITT CEO 해럴드 제닌이 지은 책 『프로페셔널 CEO』, 예전에 읽었던 책인데요, 리뷰글 올립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실질적인 고민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않으신 분이라면 추천합니다.  그리고 직장에서, 삶 속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창출하시고 인정받는 삶 사시기를 기원합니다.

 

 

이 책을 가장 잘 요약하자면 저자가 14장에 짧게 쓴 글이 제격일 듯 싶습니다.

 말은 말이고 설명은 설명이며 약속은 약속일 뿐이다. 그러나 성과만은 현실이다. 나는 이것이 비즈니스 불변의 법칙이라고 생각한다. 오직 성과만이 나의 자신감, 능력, 그리고 용기를 측정할 수 있는 최상의 척도다. 그리고 오직 성과만이 나에게 나 자신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자유를 준다.

 

 성과가 당신의 현실이라는 점만 기억하라. 그 외에 다른 모든 것은 잊어라. 바로 이런 이유로 나는 경영자를 성과를 내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이룩하는 일이다. 변명은 필요 없다. 그리고 당신이 뛰어난 성과를 올리면 세상은 다른 모든 것은 잊어도 성과만은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 역시 성과만을 기억할 것이다.

구차한 변명할 것 없이 성과를 내라고 저자는 재차, 삼차, 사차....누차 강조에 강조를 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을 써서 안되면 저 방법을 쓰고, 또 안되면 다른 방법을 찾아서 성과를 내라고, manage, manage, manage 하는게 경영자의 본분이라고 말입니다.

 

 

 

이쯤 되면 저자는 도대체 어떤 성과를 내었길에 이리 자신만만하게 '성과' 타령을 하나 궁금해지지요?  위기에 빠진 ITT에 CEO로 취임하여 무려 58분기 연속 전년 대비 수익증가라는 미국 기업 역사상 전대미문의 실적을 달성했답니다.  일회성으로 전년 대비 수익증가를 하는 것은 마음만 먹으면 쉽습니다. 장기 성장의 씨앗들, 가령 R&D나 인력충원/교육 등의 비용을 삭감하면 당장 당기순이익이 올라갈테니깐요. 회계가지고 감상비 등으로 장난을 칠 수도 있겠고요.  하지만 이래가지고는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는 것은 어림도 없겠지요.  저자의 주장 "경영자는 경영을 해야 한다!  경영자는 경영을 해야 한다! 경영자는 경영을 해야 한다!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나?"라는 말이 허트루 들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무려 58분기 연속 전년 대비 수익증가를 이루어낸 경영자의 말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한때는 풍미했던 경영이론들이 지금은 어디로 사라졌는가?"라면서 교과서 속의 죽어있는 경영이론에 대해서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가령 Portfolio Mgmt.의 사고틀인 BCG Matrix에 대해서 저자가 하는 말을 들어보시지요.

 

 만약 "캐시카우" 이론이 매력적으로 보인다면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당신이라면 "캐시카우"에서 일하고 싶은가. "캐시카우"라는 딱지가 붙여진 채 앞으로 성장 가능성도없으면서 기껏 벌어놓은 돈으로 남 좋은 일만 시키는 회사나 부서를 위해 일하겠다고 나서겠는가? 캐시카우란 달이 보면 우수한 경영진이 꾸리고 있으며, 꾸준히 수익을 올리는 건실한 사업부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힘을 실어주고 확장시켜야 하지 반드시 하늘로 오르리라는 보장도 없는 소위 "스타"를 위한 제물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도그"도 그렇다. 최소한 그딜이 어떻게 해서 도그가 되었는지, 그렇다면 명견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해결책을 찾는 일이 경영진의 임무이다. 잡견 상태로 시장에 내놓으면 누가 돈 주고 사려고 하겠는가. 불가피하게 팔아야 할 때도 우선 개를 훈련시켜 똥개가 아닌 그레이하운드로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p47)

경영전략 교과서에는 어김없이 들어가있는 이 유명한 BCG Matrix를 이처럼 통쾌하고 유쾌하게 딴지를 걸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싶습니다. 사람의 심리와 조직의 생리를 몸으로 겪어보고 소위 말하는 경영이론들을 교과서적으로 적용한 것이 아니라 나름의 철학과 주관을 가지고 적용해본 백전노장의 일침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저자는 경영 강좌를 세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도 말하고 있습니다. 그 세 문장이란 바로 이렇습니다.

 

책은 첫 페이지부터 읽어나간다.

그러나 사업 운영은 반대로 한다.

즉 끝에서부터 시작한 다음 최종 목적지에 이르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하나도 남김없이 처리한다.

해럴드 제닌의 경영방법을 "목표에 의한 경영"이라고도 하던데요, 바로 위의 세 문장의 경영강좌를 두고 하는 말이겠지요.  (이는 '전략의 탄생'에서 두 공저자가 강조했던 전략적 사고의 핵심 "역뱡항 추론"과 일맥상통!)

 

해럴드 제닌은 그럼 목표를 어떻게 잡았을지도 궁금해지지요?

 

 대부분의 성과는 수치로 측정되기 때문에 나는 ITT에서의 내 목표를 연 10%의 주당 수익 증가로 잡았다. 이것이 나의 최종 목표였다.

 

 나는 어떻게 임의로 이런 결정에 도달한 것일까? 먼저 당시의 경기 상황에서 유사기업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살폈다. 당시 물가상승률은 2%였다. (나중에 그렇게 되었지만, 만약 물가상승률이 10%였다면 성장률은 18%정도로 잡았을 것이다). RCA와 Westinghouse 같은 다른 기업들은 운 좋게도 1959년에 주당 5%의 성장률을 보였다. 대부분은 3% 수준이었다.

 

 나에게 있어 연(매년) 10%의 성장은 "도전적 목표(Stretch target)"였다.

최종목표는 재무성과로 잡았네요.  물가상승률과 Peer 기업의 성과를 고려해서 Stretch Target을

잡았네요. 

 

성장을 위한 방법론으로 맨땅에서 새로 신규사업을 시작하는 것보다는 M&A를 주로 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 방법론의 효과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합니다.  M&A 대상기업을 선정하는데 있어서 MBA 나온 직원들의 접근 방법을 예로 들면서 약간 비꼬는 장면이 나와요.  그런데 가만히 보니 저자가 '이렇게 하면 실패한다'고 예시한 방법론이 제가 사용했었을 법한 접근법이더군요. 만약 저한테 누군가 일을 시켰으면 MBA 나온 직원처럼 했었을 거 같거든요. 그런데 저자는 "누구나 다 똑같이 생각하면 매물 가격만 잔뜩 올라간 기업을 사게 되어 결국 실패한다"고 말하고 있네요.  참.... 어렵습니다. ^^;

 

저자는 복합기업의 이점에 대해서도 적극 옹호하고 있는 편이예요.  그런데 저는 이게 좀 알듯말듯 하네요.  저자는 복합기업의 이점이 리스크 헤징에 좋다는 점을 들고 있는데요, 관련도 없는 기업군들을 무더기로 M&A하든 새로 build-up하든 다방면의 기업을 거닐게 되면 경영층의 귀중한 관심, 시간이 분산이 될 터이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려면 시행착오와 학습시간이 필요할테고.... 저자야 ITT 그룹을 복합기업으로 일구면서 58분기 연속 수익률 증가라는 신화를 일궈냈으니 제가 저자가 틀렸다고 감히 말할 처지는 못되지만서도... 그렇다고 온전히 수긍이 가는 것도 아닌거 있지요.  참... 어렵습니다. ^^;

 

저자가 첫장에서 말하는 "G이론"의 정의가 무엇인고 하니 "이론만으로는 기업은 물론 그 어떤 것도 경영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BCG Matrix를 가지고 저자가 인정사정없이 깐 예를 보셨지요?  저자는 유행햐는 이론에 휘둘릴 필요없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저같은 범인은 기업을, 세상을 보고 재단하고 가늠할 수 있는 이론적 틀과 창을 제공해주는 이론이 고마울 때가 많습니다.  이론을 적용해서 가설을 가지고 문제에 덤비는 게 무대뽀로 문제에 덤비는 것보다는 더 낫다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참... 어렵습니다. ^^;

 

어찌되었든, 짜릿한 즐거움 만끽하면서 읽은 책이었네요. 일독을 추천합니다.

 

아래에 인상깊었던 구절 몇 개 더 소개하는 걸로 리뷰 마칩니다.

 

 

"우리는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얻는다. 기대치를 넘어서 목표를 달성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p146)

 

 

"어떤 기준을 정하느냐에 딸, 그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영자와 경영자 아닌 사람이 갈린다. 내가 경영자로서 ITT에 한 진정한 공헌은, 대다수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경영 기준을 높게 잡은 것이다.  내가 요구한 성취 수준은 전체 회사로 파급되었다. 우리는 계속 목표를 크게 잡았으며 결국 목표를 달성했다.  그렇게 경영했고 원하던 것을 이뤘다. 그리고 우리는 이에 대해 만족했다." (p163)

 

 

"리더십은 경영의 정수이자 핵심이다. .....(중략) .... 비즈니스에서 당신이 경영하는 것은 다름 아닌 사람이다....(중략).... 각 개별 기업이 다른 기업과 구별되는 이유는 리더십 때문이며, 리더십에는 최고경영자와 그가 이끄는 최고경영진의 성격과 특성이 반영된다. 리더십의 질이야말로 비즈니스의 성패를 결정짓는 단 하나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내 판단이다" (p167) 

 

"리더십은 말보다는 태도와 행동을 통해 발휘된다. ....(중략) .... 관리계층의 위에서든 아래에서든 간부가 부하직원을 한번 배반하면, 즉 평시에 했던 말과 위기시의 행동이 다르면 그는 그 직원의 존경과 충성심을 영원히 잃게 된다." (p185)

ps. 책 표지에 보면 인물 사진 나오는데요, 저자인 前 ITT CEO 해럴드 제닌이 아니라 이 책을 감명갚게 읽었다는 유니클로 회장 야나이 다다시라고 하네요.

 

ps2. 이 책 읽을 때는 일중독 주의!  work-life balance에 대한 고민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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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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