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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9.05 [영화] <초콜렛 (Chocolat, 2000)>, 자유로운 영혼으로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기

<초콜렛 (Chocolat, 2000)>, 자유로운 영혼으로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기

 

이번에도 아주 오래된 영화인 ‘초콜릿 (Chocolat, 2000년)’를 기억 속에서 끄집어 내서 다시 보았어요. 영화 포스터 처럼 영화 속의 수많은 연인들 중에서 가장 사랑스럽고 또 성숙한 관계의 연인을 꼽으라면 저는 자유로운 두 영혼끼리 만난 비엔(줄리엣 비노시)과 록스(조니뎁) 커플을 꼽을 거예요. 

 

영화 초콜렛, Chocolat


하지만 이 영화는 단지 ‘남녀 간의 사랑’ 영화인 것만은 아니예요. 이 영화는 자유로운 영혼에 대한 영화, 남의 눈치를 보며 남의 기대에 맞추어 살기 보다는 참 나로 지금, 여기를 사는 것이 무엇인지, 또 그게 얼마나 어렵고 또 큰 “용기”가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영화예요. 종교와 공동체가 때론 얼마나 억압적일 수 있는지, 반면에 포용과 섬김과 배려 속에서는 얼마나 큰 행복의 근원이 될 수 있는지도 볼 수 있게 해주는 영화예요. <미움받을 용기> 라는 책이 생각났어요. 

 


<경고: 여기서 부터는 영화에 대한 내용이 노출되므로 아직 영화를 안보신 분들은 나중에 읽어주세요. 스포일러가 상당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으로, 지금 여기를 사는 데는 큰 “용기(Courage)”가 필요하다. 

영화는 적막한 프랑스 시골의 Lansquenet 라는 마을을 보여주면서 “만약 당신이 이 마을에 산다면, 당신은 다른 사람들이 당신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If you live in this village, you understood what was expected of you.”) 라는 말로 시작을 해요. 왠지 남의 집에 숫가락, 젓가락이 몇 개가 있는지까지 서로 모조리 꾀뚫고 있어서 개인의 사생활이라고는 거의 없는 숨막히는 시골 마을이 상상이 됩니다. 이 마을에 북풍이 불던 날 Vianne(줄리엣 비노시 역)과 딸 Anouk 이 "운명처럼(were fated)" 오게 돼요. 

 

Chocolat - fate


이 시골 마을의 시장인 레이노드 백작(the Comte de Reynaud, 알프레드 몰리나 역)은 성당도 나가지 않고, 사순절에 금식은 커녕 초콜렛 가게를 열려고 하고, 법적으로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딸이 있는 비엔을 마을의 안녕을 해칠 위험이 있는 적(enemy)이자 사탄(Satan)으로까지 생각해요. 

* 레이노드 (성당 신부에게): “아직 새로운 초코렛 가게에 가보지 않았다면 한번 가보는게 좋겠어요. 우리의 적을 아는 것은 중요하니깐요. (It’s important to know one’s enemy.)”

그리고 Reynaud 시장은 성당 신부의 설교문에 초콜렛을 사탄에 비유하는 문장을 추가해서 Vianne이 마을 사람들로부터 사탄의 조력자인 것처럼 비난을 받게 만듭니다. 

* 성당 신부 Pere Henri의 설교 중에서: “사탄은 여러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대중음악 속의 가사로, … 그중에서도 초콜렛 만큼 무해하고 순수한 것처럼 보이는 사탄의 조력자가 있을까요?(For what could seem more harmless, more innocent… than chocolate?)” 

 

Chocolat - corrections on preach notes



마을의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울면서 집에 들어온 Vianne의 딸 Anouk 은 물어봐요. 

* Anouk: “우리는 사탄의 조력자인가요(Are you Satan’s helper)?”
* Vianne: “남들과 다르게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단다.(It’s not easy being different.)”

사실 Vianne 의 가족이 시골 마을에 와서 법을 어겼다던지, 다른 사람을 해쳤다든지, 재물상의 손해를 끼쳤다든지, 남의 자유를 침해했다든지… 그런거 없어요. 모두 개인의 자유의 한도 내에서 허용될 수 있는 것들이거든요. 시장 Reynaud 와 마을 사람들이 적대감을 가지고 Vianne 가족을 차별했던 이유는 단지 Vianne 가족이 자신들과 다르게 성당도 안나가고, 자신들처럼 사순절에 금식도 안하고, 자신들처럼 결혼이라는 제도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이예요.  


Roux (조니뎁 역)와 집시 일행이 배를 타고 강둑에 나타났을 때도 마을 사람들의 태도는 똑같았어요. 시의회에서는 법적으로 강변은 공동의 자산이므로 집시 일행을 쫓아낼 명분이 없다고 했어요. 하지만 Reynaud 시장은 마을사람들을 선동해서 Roux 일행에게 마을사람들이 보이콧을 해서 적대감을 보여주자고 해요. Roux 가 소다수를 사기 위해 Serge의 가게에 들렸을 때 이런 모욕적인 말을 듣게 돼죠. 

* Serge: “나는 짐승에게는 팔지 않아요.”(“I don’t serve animals”)


Vianne의 정착할 생각은 없냐는 질문에 대해 Roux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살기는 싫기 때문에 비록 차별 대우를 당할지언정 방랑자의 삶을 선택할거라고 답해요. 앞서의 Vianne가 딸 Anouk에 했던 “남들과 다르게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단다.”와 슬프게도 통하는게 있지요?!

* Vianne: “당신은 어딘가에 정착하는 거에 대해서 생각해본적 있어요?” (Don’t you ever think about belonging somewhere?)
* Roux: “치러야할 비용이 너무 커요. 결국 다른 사람이 기대하는대로 살아야 할거예요. 그건 싫어요.”   (Price is too high. You end up caring what people expect of you. No.)

 





2. 상처받은 치유자 (Wounded healer)

이 영화에서 주인공 Vianne과 버금가게 중요한 인물이 저는 남편에게 매맞고 살던 Josephine (레나 올린 역) 이라고 생각해요. (심지어 조니뎁이 연기한 Roux 보다도 더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Josephine이 Vianne를 만나서 어떻게 치유받고, 성장하고, 더 나아가서는 치유자가 되는지를 보는 것은 흥미롭고 짜릿해요. 비슷한 처지에 힘들어하는 누군가에게는 큰 힘이 될거라고 봐요. 

Josephine은 남편 Serge로 부터 구타를 당하면서, 거의 하녀 혹은 동물 (젖소 cow) 취급을 당하면서 살고 있어요. 이런 남편을 사랑하지도 않구요. 그렇다보니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고, 강박적으로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기까지 해요. 아래의 대화는 초반에 Josephine이 Vianne를 만났을 때 나눴던 대화예요. Josephine은 자유롭게 사는 Vianne을 보고 다른 마을 사람들처럼 비난하면서도, 동시에 엄청 부러워했을거 같아요. 

* Josephine: “I heard you don’t go to church”
* Vianne: “That’s right.”
* Josephine: “You won’t last long here. People talk. 

You don’t misbehave here. It’s just not done, did you know that? 

If you don’t go to confession or if you don’t dig your flower beds or if you don’t pretend. … 

that you want nothing more in your life than to serve your husband three meals a day 

and give him children and vacuum under his ass, then… you’re… then you’re crazy. … 

I’m weak. I don’t love my husband and I lie.”

 


참다 못한 Josephine은 결국 남편 Serge를 떠나고, Vianne의 집으로 와서 초콜렛을 만드는 방법을 배우면서 같이 살게 돼요. 그리고 조금씩 자존감을 회복하게 되지요. 양복을 쫙 빼입고 꽃을 들고 찾아와 사과를 하는 법률적 남편 Serge에게 Josephine 은 위트있으면서도 당당하게 말해요. Josephine의 한마디는 정말 크크~하고 웃게 만들면서도 말속에 뼈가 있는 촌철살인의 힘이 있어요.  

* Serge: “안돼. 제발 그러지마, 조세핀. 우리는 아직 하나님의 이름으로 맺어졌던 부부라구. (No, please don’t, Josephine. We are still married in the eyes of God.)”
* Josephine: “그렇다면 하나님은 장님인게 분명해요.(Then he must be blind.)”

Chocolat - he must be blind

 


술에 잔뜩 취해 Josephine을 강제로 데리러 온 법률상의 남편 Serge 가 Vianne에게 폭력을 휘두르자 Josephine은 후라이팬으로 Serge를 제압하지요. 이 장면에선 조마조마 하다가 통쾌하고 후련해져요. 예스~!    

* Serge: “You don’t know how to use skillet without me.”
* Josephine (Serge를 후라이팬으로 내려친 후): “Who says I can’t use a skillet?”
 

영화의 끝부분에서 당뇨병이 있던 Armande 가 생일 파티 후에 죽게 되자 마을 사람들은 Armande에게 초콜렛 음식을 준 Vianne을 비난하고, Vianne은 죄책감을 느껴요. 마을사람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한다고 느낀 Vianne는 북풍이 불자 다시 현재의 마을을 떠나 다른 마을로 떠나려고 해요. 이때 Josephine이 Vianne을 막아서면서 마을에 남아서 같이 살기를 부탁해요. Vianne가 “변한건 없다”고 말하면서 떠나겠다고 하자 Josephine이 “나한테는 아니예요 (Not for me)” 라고 말하는 장면은 가슴 뭉클해요. 그동안 상처받은 약자(wounded, weak person) 였던 Josephine이 이제는 자가 스스로 서기 시작하고, 더 나아가서 Vianne을 보듬어주기 시작했거든요.    

* Josephine: “Did you believe that I can change? 

                         If you leave, everything will go back to the way it always was.”
* Vianne: “It is the way it always was.”
* Josephine: “Not for me.”

Chocolat - Not for me

 


이 영화 ‘초콜릿’은 심리적으로, 경제적으로 홀로 선 여성들의 나눔과 치유, 우정에 대한 영화이기도 해요. 이 영화를 보면서 여성이 주체로서 삶과 공동체를 일궈나가는 ‘안토니아스 라인(Antonia's Line, Antonia, 1995)’ 이라는 영화가 생각났어요. 남성보다는 특히 여성들에게 크기 울림이 있을 영화일거 같아요. 

 

<Cafe Armande 를 운영하며 독립한 Armande>

Chocolat - cafe Armande

 

 



3. 인간관계는 행복과 불행의 원천, 나의 선택은? 나의 역할은?

심리학자 아들러는 “인간의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다”라고 말했어요. 이 영화를 “인관관계”에 주목해서 풀어보는 것도 재미있을거 같아요. 이 영화의 주인공 비엔(Vianne, 줄리엣 비노시 역)은 삐거덕 거리는 관계의 “치유자”, 열정이 식은 관계의 “촉진자”, 사랑에 머뭇거리는 관계의 “중매자” 역할을 했거든요. 

Vianne은 초콜릿 가게에 들어온 손님들에게 각가지 모양이 새겨진 원판 접시를 돌리면서 “저는 사람들의 초콜릿 취향을 알아보는 특별한 재능이 있어요. 무엇이 보이나요?” 라는 질문을 해요. (사람들은 보이는 것을 보는게 아니라 자기가 보고 싶은 것을 보죠! ^^)

광야를 달리는 야생말이 보인다는 아주머니에게 선물로 “남편의 열정을 일깨워 줄 초콜릿”을 선물해요. 초콜릿이 잠만 늘어지게 잘 줄 아는 남편의 열정을 일깨워 주는 장면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저 행복해하는 남편과 아내의 모습, 음큼하면서도 야릇한 미소를 짓는 저 부부를 한번 보세요!  유후~ ㅎㅎ 

 

Chocolat - Passion



할머니 미망인 Audel과 할아버지 Blerot 가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지만 고백을 못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Vianne는 초콜릿 선물을 매개로 해서 두 어르신의 사랑을 연결해줘요. Blerot 이 성당에 찾아가서 Henri 신부에게 “Audel 생각이 자꾸 나요”라고 고해성사를 하자, 젊은 Henri 신부는 “그 나이에요?”라면서 두 노인들의 사랑에 대해 이해를 못해요. 하지만, 주변을 보세요. 외로움을 느끼는 어르신들의 연애, 사랑이 결코 혈기왕성한 20대에 못지 않다는 것을요. 

 

Chocolat - Love between Seniors

 

이 영화에서 미망인 Madame Audel 은 전사한 남편을 애도하고 있다고 나오는데요, 남편이 전사한게 제2차 세계대전이 아니라 제1차 세계대전이었다는게 함정이예요. 남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미망인으로 죽은 남편을 30년 넘게 애도하고 있었던 거예요. -_-;  

* Vianne: “전쟁 후로 15년이 지났겠네요.(It must have been 15 years since he passed away).” 
* Blerot: “아니요. 그 전쟁말구요. 아우델씨는 1917년 1월12일에 전사하셨어요.

               (Not that war. Monsieur Audel was killed on January the 12th, 1917.)”

 




4. 성당(교회)에 잘 나가는 당신은 예수님의 참 제자인가, 아니면 그저 바리새인인가?

이 영화의 감독 라세 할스트롬이 종교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이 영화는 종교에 대해 얄밉도록 실랄하게 풍자를 하면서 ‘종교의 문자적인 교리’에 맞춰사는 삶과 ‘종교의 참 의미와 가르침’을 따라 사는 삶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사실, 이는 비단 종교뿐만이 아니라 우리가 가지는 정치적인 사상, 윤리적인 신념, 공동체의 가치 등에 대해서도 똑같이 해당이 될거예요. 

Roux의 배가 강변에 도착했을 때 Vianne과 Anouk가 와서 데화를 하자 Roux가 약간은 비꼬면서 물어봐요. 

Roux: “Are you here to save us? Are you the catholic Aid Society? 

             French Family League? Communist workers? Which idea are you selling?”
Anouk: “Chocolate”
Roux: “I should probably warn you. You make friends with us… 

               you’ll make enemies of others.”


성당이나 교회 다니는 분들 중에서 이 영화를 보고 불편해할 분들도 계실거 같아요. 하지만 저는 이 영화가 성경 말씀에 반하거나 기독교를 비꼬려고 한다고는 생각 안해요. 성경 속의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면서 동시에 인간의 몸을 하고 이 세상에 가장 낮은 자의 곁으로, 가장 낮은 자를 위해서, 인간의 죄를 사하여 주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잖아요. 단지 “나와, 우리와 다르다”는 이유 만으로 예수님께서 누군가를 차별하고 부당하게 대우하는 모습을 저는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어요. 그런면에서 보면 비록 겉으로는 경건하고 율법에 충실히 따르는 시장과 마을 주민들이 예수님의 제자인것 처럼 보일수는 있지만, 그 마음이나 행동은 실제 예수님께서 불같이 화를 내셨던 바리새인의 모습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예요. 

게다가 영화 감독은 친철하게도 영화의 마지막에 신부 Pere Henri 의 설교를 통해서 너무나 친절하게도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종교나 사상의 참모습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어요.(설교라는 형식을 통해 전달하다보니 너무 노골적이고 직설적이긴 해요. 여운없이 너무 돌직구마냥 교훈적이랄까요… ^^;)

* Henri: “I don’t want to talk about His divinity. I’d rather talk about his humanity.

His kindness, His tolerance. Listen, here’s what I think.

I think we can’t go around measuring our goodness by what we don’t do.

By what we deny ourselves, what we resist, and who we exclude.

I think we got to measure goodness… by what we embrace…

what we create… and who we include.”

 

 

Vianne 를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던 시장 Reynaud 는 Vianne 의 가게에 무단침입해서 깽판을 치게 되고, 그 와중에 사탄이라고 욕했던 초콜렛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서 정신을 잃을 정도로 초콜렛의 쾌락에 빠져들어요.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Vianne 와 Henri 신부에게 발각이 되지만요. Vianne 는 아무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눈감아주지요. 이러면서 시장 Reynaud 도 다른 사람에게 점점 관용을 베풀게 되게 사람이 나긋나긋해져요. 이처럼 용서의 힘이 커요. 나도 죄인이구나, 나도 약한 인간이구나 하는 깨우침의 힘도 크고 말이지요.  

 

Chocolat - forgiveness
chocolat - forgiveness 2

 



5. 억압당한 욕망은 터지기만을 기다리는 시한폭탄이다. 

Josephine은 자신의 욕망을 억압하면서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살다보니 “(비록 의도적은 아닐지라도) 남의 물건을 훔치는 도벽”이라는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그러다가 결국 폭발해서 남편으로 부터 도망치게 되지요.  

Vianne는 가게의 임대인인 할머니 Armande와 손자 Luc 가 서로 만나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주선해주기도 해요. 미망인이자 Luc의 엄마인 Carolline (캐리 앤 모스 역) 은 Armande가 Luc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까봐 할머니와 손자인데도 서로 못 만나게 해요. 이 영화에서 Carolline은 시장 Reynaud 와 버금가게 기독교 교리와 사회 규율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모범생으로 묘사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할머니 Armande는 숨도 못쉬고 살아가는 손자 Luc가 안쓰러워 보였을 거예요. 

* Armande: “Well, I’m a bad influence. Because I don’t like her treating him like a trained poodle. 

                     I swear, that boy doesn’t piss without her permission. 

                     If only she’d let him run, let him breathe, let him live.


Vianne 덕분에 손자 Luc를 만나서 소소한 재미를 느끼며 시간을 보내면서, “~을 해야만 해요” 또는 “~을 하면 안돼요”라면서 규율에 억매여 사는 손자 Luc에게 Armande가 말해요. 

* Armande: "<하면 안돼요>라는 말에 대해 너무 걱정하기 말거라."

                     (Don’t worry so much about <not supposed to>.) 

 



손자 Luc 의 그림을 보면 피, 뼈와 해골, 창과 칼, 시체가 즐비해요. 엄마로 부터 광잉보호를 받으며 도덕적으로 옳다고 여겨지는 것들만 보고 듣고 행동하라고 가르침을 받지만, 아마 그러면 그럴수록 그 반대편에 있는 느낌, 욕망, 생각들이 Luc의 마음속을 채웠을 거얘요. “Sould”, “Have to”, “not supposed to do” 와 같이 사람의 본성을 억압하는 말들에 둘러싸여 살면 ‘내가 아닌 나로 살아야 하기에’ 사람 마음은 병이 들거예요. 때론 해방, 발산, 자유가 필요할텐데요, 이걸 Armande가 Luc에게 느끼고 맛보게 해줘요. 

어둡기만 했던 Luc의 그림은 ‘실물보다 더 젊은 모습의 할머니 초상화’로 거듭나요. 코피를 흘리며 집안에 갇혀(?) 살던 Luc는 이제 초콜릿 파티에서 웃고, Roux의 배위에서 할머니와 함께 춤을 추면서 놀아요. 욕망은 억압하면 병이 되고 쌓였다가 폭발할 수도 있고, 사회적 규범과 잘 조화를 이루면서 승화시키면 건전한 발전과 성숙의 촉매제가 될 수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6. 인생의 거짓말 앞에 솔직해지기, 나도 때론 사랑받고 싶다. 

Josephine 은 남편을 사랑하지 않지만 매를 맞으면서도 같이 살고 있는 자신을 향해 “I don’t love my husband and I lie.” 라고 말해요. 자신의 인생에 대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구요.

 

Vianne도 한 마을에 머무르지 않고 북풍이 불 때마다 마을을 떠돌아 다니는 이유에 대해서 자신에게 거짓말을 해요. 표면적으로는 Vianne의 할머니와 어머니로 부터 흐르는 마야인의 피, 운명, 사명같은 것에 어쩔 수 없이 끌려서 Cocoa의 치유와 열정의 효염을 전파하고 사람들을 치유하기 위한 것처럼 말해요. 하지만 파티 후 Roux 와의 대화를 나누면서 Roux는 눈물을 터트려요.  

* Vianne: “모든 마을 사람들이 저를 좋아하지 않아요(against me). …

                 사실은 딸 아녹은 마을을 떠돌아 다니는 것을 너무나 싫어해요

                 (Anouk hate moving around the villages.).” 


다른 사람을 치유해주고 또 관계를 맺어주곤 했던 Vianne 도 사실은 사랑받고 싶고, 의지하고 싶고,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고 싶은 욕구도 그만큼 컸던 거예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로부터 배척당하고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자 할머니와 어머니로부터 내려오는 운명과 북풍을 핑계로,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면서 다른 마을로 떠나는 회피를 하려던 것이었지요. 

Josephine이 Vianne로 부터 도움을 받아 행복과 삶의 활력을 찾았던 마을 사람들을 모아서 Vianne 에게 ‘이 모습을 보세요. 당신은 혼자가 아니예요. 우리는 당신을 사랑해요. 우리는 당신과 함께 이고 싶어요!’ 라는 마음을 전해주었을 때 비로서 Vianne 는 이 마을에 정착을 하기로 마음을 정해요. 

 

Chocolat - we love you too

 


영화의 마지막에 Anouk의 나레이션이 시처럼 흘러요. (영어의 운율이 너무나 멋져서 원문 그대로 옮겨요.) 마지막 문장, 눈여겨 보세요. “다른 누군가에 의해서, 나중에(By someone else, next time)” 이라면서 이제 Vianne과 Anouk는 어찌보면 운명처럼 옭아매었던 방랑의 사슬을 끊고 진짜 자유로운 영혼이 되었어요. 

The wind spoke to Vianne of towns, yet to be visited. 
Friends in need, yet to be discovered. 
Battles, yet to be fought.
By someone else, next time

세상의 모든 문제를 내가 다 짊어질 필요는 없잖아요? 예수님께서 "너 자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을 때는 "나 자신을 사랑하기"가 "네 이웃을 사랑하기"와 동급으로 중요하다는 의미였을거예요.   

 


북풍이 불던 날 비엔과 아눅이 처음 마을에 왔을 때는 조용하고 엄숙한 분위기에 회색빛으로 물들어 있었다면, 영화가 끝날 때쯤에는 온 마을이 축제 속에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색깔이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달콤한 음식을 입에 머금고 활짝 웃고 있는 사람들로 광장이 가득해요. 

 


정말 가슴 따뜻해지고 사랑스러운 영화예요! (What a lovely movie it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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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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