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만남 그리고 창조 (Human BE-ing)>, 일치와 나눔의 인간관계를 위하여 
윌리암 피취 지음, 홍순철/ 고재섭 옮김, 도서출판 민훈당

<Human BE-ing>, How to have a creative relationship instead of a power struggle, 
written by William V. Pietsch 

이 책은 제가 참 좋아하고 선물로도 여러번 사서 지인들에게 줬던 책이예요.  저는 원서랑 번역서랑 둘 다 가지고 있어요. 

영어 원서의 제목은 <Human BE-ing> 예요. Not a Man but Human, Not to BE but to BE-ing 인 이유를 먼저 생각해보면 좋겠습니다. “인간(Human)”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책 내용의 핵심이 만남과 관계임을 시사하고 있어요. 그리고 “성장하고 성숙하는 과정으로서의 존재(BE-ing)” 라는 점도 제목이 강조하고 있습니다(“BE”가 아니라 “BE-ing”인 것은 오타가 아니라, 진행형이자 과정으로서의 인간 존재를 강조하기 위해 저자가 만든 단어예요). 부제목은 “How to have a creative relationship instead of power struggle” (힘의 겨루기 대신 창조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 이예요. 
한글로 번역된 책의 제목 “인간 만남 그리고 창조 : 일치와 나눔의 인간관계를 위하여”도 나쁘지는 않은데요, 그래도 원서 제목이 무엇이고, 제목에 저자가 담고 싶었을 의미에 대해서는 한번 짚고 넘어가면 좋겠습니다.  

인간 만남 그리고 창조, Human BE-ing, William V. Pietsch


글과 함께 그림도 같이 있어서 한결 이해하기 쉬워요. 게다가 풍선, 압력밥솥, 나무, 물 호스, 자동차, 소리굽쇠 같이 알기 쉬운 비유를 사용해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작동 원리를 설명해주고 있어서 직관적으로 알기 쉽도록 설명해주고 있는 것 또한 다른 심리학이나 의사소통 관련 책과는 다른 이 책만의 장점이예요. 저자의 독자를 향한 배려를 느낄 수 있어요. 

인간 만남 그리고 창조 : 감정 (Emotions)


심리상담 책을 읽다보면 빠지지 않고 항상 나오는 주제, 단어가 “전이(Transference)” 입니다. 이 책에서 전이(transference, 轉移)가 만약 우리가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일상의 많은 문제와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요.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이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친숙한 타입을 찾으려는 경향이 있다. 기대하고 있는 ‘그 타입’에 맞지 않는 자질들은 무시해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 않으면 이전에 만났던 사람들로부터 받은 감정과 그로 인한 반응을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시키려 할 것이다. 이 과정을 전이(轉移)라고 한다.” (p23)

우리의 뇌는 정보처리의 효율을 위해서 익숙한 상황에서는 “자동적으로 (automatically), 무의식적으로 (unconsciously)” 으로 행동하도록 프로그램되고, 습관(habits)이 된다는 것이예요. 의식하지 못하니깐 더 무서운거예요. 특히 “힘을 가진 사람과 관계를 갖게 될 때 종종 어린시절의 감정들이 다시 나타나” 자신이 의식하지 못한 채 어릴 때 습관화했던 셍존 전략을 성인이 되어서도 힘있는 사람 (예: 직장 상사) 에게 전이하기 쉽다는 거예요.  

그러면 어떻게 어린시절의 감정의 전이에 나도 모른채 휘둘리지 않고 어떻게 창조적인 인간관계(creative relationship)을 맺을 수 있을지 궁금하지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이 바로 이 책의 목차랍니다. (책 본문 내용을 감안해서 역자가 좀더 길게 풀어서 제목을 번역했음. 괄호 안의 영어는 원서에 있는 목차 제목임.)


[ 목차 ]
— 우리 자신을 이해하기 (Understanding Ourselves)
1장. 감정의 전이와 힘겨루기 (Transference and Power Struggles)
2장. 인간 존재의 유기적 본성 (The Problem of Trust)
3장. 진정한 자신이 되도록 그 조건을 제공함 (The Need to Be Somebody)

— 핵심적인 2단계 적용하기
4장. 신뢰, 경청, 명료화 (Reflecting) 
5장. 존재하고자 하는 용기를 가지는 일 (Protecting)

— 문제 해결하기 (Solving Problems)
6장. 선택할 대안의 추구 (Exploring Alternatives)
7장. 변화를 향한 모험의 시도 (Risking Awareness)


원서의 p46, 번역서의 p45에 위의 목차를 한 페이지로 요약한 내용이 나오는데요, 아래에 원서의 내용에 충실하게 제가 다시 한번 옮겨보고 ‘직역’해보겠습니다.(최대한 직역, 일부 의역했음. 번역서는 너무 간소화해서 번역해 놓아서 충분히 뜻이 전달 안될 위험있어 보임.) 

우리는 힘 겨루기를 넘어서 창조적인 인간관계로 발전시키기 위해 아래의 방법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We move away from a power struggle and toward a creative relationship when we:)

1. 각 개별 사람의 깊은 내면(본성)에는 기본적으로 건강한 동기와 잠재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으세요. 
(1. TRUST that there is a basic healthy drive deep within each person.)

2. 각 개별 사람에게 감정적으로 의미있고 중요한 사람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것이 쉽고 자연스러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세요. 
(2. PROVIDE conditions that make it easy for a person to BE somebody emotionally.)

3. 신뢰하기, 경청하기, 명료화하기를 통해서 우리가 들은 것을 반영해서 상대방에게 재현해주세요. 
(3. REFLECT back what we are hearing through TRUSTING, LISTENING, and CLARIFYING.)

4. 내가 허용할 수 있는 경계선을 정의하고 방어함으로써 “자아”를 보호하세요.  
(4. PROTECT our own “self” through DEFINING and DEFENDING territory.)

5. “자아”를 존중하면서 대안을 탐색해보세요. 
(5. EXPLORE alternatives with “self” respect.)

6. (위의 1~5에 대한 행동을 통해) 우리 각자가 처한 위치와 관계에서 발생할 변화에 대한 위험을 감수하세요.
(6. RISK a change in our own position.)


사실 이게 이 책의 내용 전부인데요, 이 각 문장들을 이해하기 쉽게 본문에 그림과 비유, 설명이 본문에 충실하게 나와있어요.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반영/재현(Reflecting)이 상대방의 존재에 대한 신뢰(Trust on “Other BE-ing”)라면, 자아존중에 기반한 나의 영역/경계선 보호(Protcting: Courage to “BE-ing”)는 나로 존재하기 위한 용기라고 말할 수 있을거예요. 

시중에는 논리적 사고(Logical Thinkong), 문제 해결 방법 (Problem Solving) 관련된 책이 무척 많으며, 이들 책에서는 상황진단을 위한 프레임워크, 분석 툴, 지표, 알고리즘 등을 제시합니다. 단 한가지를 빼놓고서 말이지요. 시중의 문제해결 관련된 책들이 쏙 빼놓고 있는 한가지는 바로 “인간(Human)” 이예요. 우리는 논리로 무장해 “내가 옳다”는 주장을 관철시키면 상대방은 이에 순응하여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우리 인간은 “감정(emotion)”과 “무의식(unconsciousness)”에 더 크게 좌지우지 되기 때문에 굴복당한 상대방은 속으로 분개하면서 복수할 기회를 노릴 것이예요. 이건 문제를 해결한게 아니라 승-패의 구도 속에서 패자가 언제 다시 승자의 등 뒤에 칼을 꽂을 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 봉합인 것이 잖아요. <인간 만남 그리고 창조> 책에서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는게 바로 “인간(Human BE-ing)”, 그리고 “감정(Emotions)” 이란 점은 갈등 해결의 첫 단추로서 다른 시중의 책들이 쏙 빠트린 내용이라서 더 주목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감정이란 상대방이 우리에게 고의적으로 ‘만들어 준’것이 아니며, 단지 특정한 순간에 그가 ‘지닌’것에 불과”하므로 어느 누구도 상대방에게 (혹은 자기 자신에게도 물론) 감정에 대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평가해서 “그런 식으로 느껴선 안돼!” 라고 충고할 권리가 없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어요. 

신뢰한다는 것(Trusting)은 “(1) 두 사람 모두에게 그리고 그들의 관계 속에 무의식적인 일정한 형식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과, (2) 공격으로 여겨지는 것은 대개 <존재>하고자 하는 상대방의 시도이며, (3) 인간관계에서의 성장은 <왜> 그 사람이 지금과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었는지에 대해 의식적으로 판단을 미루고자 노력하는데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깨달음”을 뜻한다고 해요. (p86)

그리고 경청한다는 것(Listening)은 단지 표면에 드러난 생각만을 이해하는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전하는 <깊은 메시지>를 <듣고자> 노력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요. 

인간 만남 그리고 창조 (Human BE-ing by William V. Pietsch): 신뢰, 경청



신뢰와 경청을 통해서 상대방의 감정을 수용했다면, “상대방의 감정을 어떻게 들었는지를 나누는 명료화(Clarifying)를 통해서” 오해의 소지도 막고 “말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상대방이 얘기를 듣기 위해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할 수 있다”고 해요.(p97~98) 저도 상대방이 내 말에 귀 기울이고 있다고 느끼면 상대방의 진심이 느껴지고, 그때서야 이후의 대화가 감정적이지 않고 이성적으로 순탄하게 풀렸던 경험이 여러번 있어요. 

저자는 “듣는 것은 곧 치유하는 것이다 (Hearing is Healing)” (p130) 이라고 말할 정도로 신뢰에 기반한 경청과 명료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치유하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어요. (가족과 같이 친밀하고 일상 속에 부딪치는 관계에선 잘 못하는게 함정. ㅠ_ㅠ  잊을 만 하면 자주 책 읽어보면서 상기하고 연습하는 방법밖에 없을거 같아요.) 


5장 Protecting 은 “우리 자신이 되고자 하는 용기”, “나 자신을 오롯이 사랑하려는 용기”에 대한 내용이예요. 나의 “영역/경계선(Territory)”이라는 용어가 나오는데요, 우리도 일상적으로 “선 넘어오지 마세요”라는 말 쓰잖아요. 그거랑 비슷해요. 

“영역(Territory)은 상대방이 그 안에 들어오면 우리가 계속해서 고통을 받게 되는 그런 부분으로, 우리의 존재가 영향을 받는 부분”이라고 저자는 정의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우리의 영역이 어떤 것인지를 명시해 줄 책임이 있으며, 영역의 한계는 육체적이든 감정적이든 <아야!> 선(OUCH! line)에 의해 명시된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자신의 영역, 아야!선을 상대방이 명확하게 알도록 해주는건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해야만 하는 책임이라는 거예요. 이래서 나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나의 영역의 한계, 아야!선”을 예기할 수 있는 용기, 그로 인해 야기될 관계의 변화와 위험(Risk)도 기꺼이 감수하려는 용기가 필요해요. “성장에는 반드시 모험/위험이 따른다”고 하는거 다 인정하시죠?!


6장에서는 “자아 존중을 통해 선택할 대안을 탐색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예요. 이때 유일한 해결방안이라고 믿는 것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창조적인 대안들”을 탐색하는 것이 “창조적 관계”로 나아가는 방법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어요. 우리는 각자 “자기 방어”에 집중된 “의미 체계”를 가지고 있다보니 사물이나 사건을 볼 때 다면적이고 다양하게 볼 줄 모르고 하나의 단면만을 전체인양 보는 한계가 있다는 거예요. 

부록에 ‘가정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일어날 법한 갈등 상황을 가정하고 이 책에서 소개한 의사소통과 문제해결 방법을 적용해 본 사례가 나와요. ‘어, 이거 내 얘기네’ 싶은 내용들인데요, 나라면 어떻게 대응을 했을지 생각해보고 이 책에서 소개한 방법대로 했을 때와 비교를 해보면 차이점과 효과를 극명하게 대비해서 느낄 수 있을거예요.  


부록에 힘겨루기/ 갈등 해결을 위한 10가지 점검 사항(Check list for problem solving)이 있습니다. 각 항목별로 상세한 설명까지 있으니 차분하게 읽어보고 실생활에 적용을 해보면 분명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인간 만남 그리고 창조 (Human BE-ing by William V. Pietsch) : Check List for Problem Solving

 


나 자신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며 보호하고, 또 내 주위의 가족, 친구, 동료를 더 잘 이해하고, 건강하고 성숙하게 의사소통하면서 창조적으로 갈등을 해결하고, 함께 성숙해나가길 원하는 모든 과정으로서의 인간(Human BE-ing)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만약 당신이 힘겨루기를 멈추고 
상대방과 당신의 존재를 존중하고 사랑하게 된다면, 
당신은 만남 사이에 가로놓인 장벽을 허물고 
창조적 인간관계의 건설자가 될 수 있다” 

- William V. Pietsch -

 

 

정말 사랑스런 책이예요! 

나와 너를 사랑하고 또 사랑받으며,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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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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