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의 '태풍 찬홈 실제 이동 경로, 미 예보가 정확... 한국이 가장 빗나가' 신문 기사와 관련하여, 생각나는 것들 몇가지 적어봅니다. 

 

제대로 조사하고 정리하자면 일이 되어 차일피일 미루다가 글을 못쓰게 되곤 하야, 이슈가 될 때 짧고 굷게 휘갈겨 적어봅니다.

 

 

 

 

 

* 신문기사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7/13/2015071300191.html

 2015.07.13, 박은호 기자, 조선일보

 

 


 

 

 

(1) 기상 예측, 쉽지만은 않다.

 

카오스(Chaos) 이론에 대해서 공부해보신 분들은 아마 접해보셨을 이야기입니다. 기상학자 로렌츠가 간단한 기상모델을 만들어서 컴퓨터로 계산을 해보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다음날 다시 계산을 해보았는데 그 전날 계산한 값과 매우 큰 차이를 보이길레 모델에 뭐가 잘못되었나 한참을 찾았다고 합니다. 찾다, 찾다 결국 찾아낸 것이 초기 입력값의 소숫점 3째자리(?) 이하의 아주 작은 값을 입력하지 않았더니 예측값이 시간이 지날수록 확연히 달라지더라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는 이야기 입니다.  

 

 

(위 그림 출처: http://ws.ajou.ac.kr/~nldc/int_xaos.htm   , 아마도 카오스 책 아니면 복잡계 책에서 봤던 그림인데, 책을 다 중고로 팔아버려서 확인할 수는 없고....기억이 잘 안나네요 ^^;)

 

소위 나비효과라고도 많이들 얘기하는데요, 베이징에서 나비가 날개짓하면 뉴욕에서 해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의 원조가 바로 로렌츠 기상모델 곡선이 되겠습니다.

 

증폭 효과로 인해서 초기의 아주 극히 작은 값에도 민감하게 시간이 지날수록 오차가 커지게 되고, 장기적인 예측은 오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 되겠습니다. 일기예보, 특히 장기 일기예보는 원래 이렇게 어려운 겁니다. 한국 기상청 너무 욕하지 마시길요. ^^'

 

 

(2) 기상 예측, 그동안 많이 발전하여 왔다.

 

그렇다 하더라도 요즘 아침 출근할 때마다 스마트폰으로, TV뉴스로 일기예보 확인하고 우산 챙기고 다니시죠?  피부로 느끼기에 유용하다고 느끼지 않으시는지요?  지역을 격자로 나누어서 각 지역거점마다 기상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과거 데이터와 날씨 정보를 활용하여 모델을 만들어서 점점 더 날씨 예측을 정교화해나가고 있습니다.  요즘은 '국지성 기상정보'를 수집/예측해서 돈 주고 파는 사업자까지 나왔습니다. '국지성(기존 보다 더욱 작은 cell로 나누어서) 기상예보'가 가능하고 또 돈이 되니깐 하는 사업이겠지요.

 

 

(3) 기상 예측, 앞으로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

 

앞으로 날씨 정보를 수집하는 cell을 더욱 작게 하고, 또 3차원 공간으로 축을 하나 더 세워서 cubic 개념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예측 모델링을 한다면 (가령, 가정을 해보자면 말입니다. ^^;), 즉, 데이터를 더 촘촘히 수집해서 장기간 축적하고 모델링을 한다면 기상 예측의 정확도도 더욱 높아지겠지요.

 

 

(4) 빅데이터 기술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다만, (3)번 처럼 하게 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 데이터 저장을 위한 공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물론, 저장 비용이 매우 싸지고 있으므로 이건 좀 작은 문제라고 치고...), 더불어서 연산을 위한 IT 비용과 시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 문제가 되겠습니다.

 

하지만, 요즘 빅데이터의 분산병렬처리 기술을 활용하면 비용효율적으로, 또 매우 빨른 시간 안에 이러한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이 열렸습니다. 예전에는 불가능했던게 이제는 가능하게 된 것이지요.  기상청에서도 아마도 이미 슈퍼컴퓨터를 쓰고 있을 텐데요, 앞으로 더욱 싼 비용으로 더욱 파워풀한 슈퍼컴퓨터를 쓸 수 있게 될겁니다.

 

 

(5) 확률로 제시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단기예측은 정확하지만 장기로 갈수록 불확실...

 

한국 기상청에서 이번에 미.일.중 기상청 대비 찬홈 태풍 이동경로 예측 정확도가 꼴찌이다 보니 여론의 뭇매를 맞는 것이겠지요. 한국 기상청에서 태풍 찬홈의 이동 경로를 몇 개의 경로를 제시하고 각 예상 경로별로 확률로 제시를 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싶습니다. (1)번 로렌츠 기상모델 곡선에서 얘기했지만, 단기 예측 대비 장기 예측으로 갈 수록 불확실성이 증폭(!)되다 보니 하나님이 아닌 이상은 정확하게 예측하는게 매우 매우 매우 힘들다는 것을 인정하는게 맞다고 보며, 결국 확률로 제시할 수밖에 없고,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새로 들어온 정보를 가지고 예측을 update해주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최악의 시나리오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생각해볼 여지를 줄 수 있고, 또 대비할 수 있는 생각을 해볼 여지도 줄 수 있는거 아닐까요?  기상청에서 한국 말고 중국쪽으로 멀리 돌아서 태풍이 지나간다고 단정적으로(? 다수 시청자가 이리 받아들이지 않을까요?) 말하는 거랑, 미국이 제시한 코스로도 올 확률이 xx%이다 라고 같이 제시해 주는 거랑은 아마 시청자들이 받아들이는 감이 다를거라고 생각합니다.

 

 

(6) 한.미.일.중 비교를 하려면, 샘플 사이즈를 키워서 비교해달라.

 

마지막으로, 기자분께 한마디 하자면, 한국 기상청이 태풍 찬홈 이동경로 예측에서 미.일.중 대비 꼴찌였다고 했는데요, 한국 기상청의 기상예보 실력을 미.일.중과 비교를 해서 소위 '가설 검증(hypothesis test)'을 해보려면 이번 태풍 찬홈 예보 case 하나만 가지고 한국 기상청을 까기에는 한국 기상청이 좀 억울해 할 것 같습니다. 통계학에서는 보통 샘플 사이즈가 30개 넘으면 중심극한의 정리에 의해 t분포->정규분포로 근사하고, 신뢰수준 xx%, 유의수준 xx% 에서 통계적으로 가설이 유의미한지 아닌지를 검증하지요.

 

기자님께서 최근에 국내에 영향을 끼쳤던 태풍 30개에 대해서 한.미.일.중 기상청 별로 이동 경로를 어떻게 예보를 했었는지, 한.미.일.중 기상청 예보별로 정확도 등수를 매겼을 때 한국 기상청이 다른 나라 기상청보다 우수하다고 할 수 있는지, 평균 수준인지, 아니면 띨띨하다고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검증을 해보았더라면 한국 기상청이 덜 억울했을 것 같습니다.

 

태풍 찬홈 뒤에 또 다른 태풍이 오고 있다고 하던데요, 한국 기상청이 다음번에는 태풍 경로 예보 잘 맞추시길, 그리고 아무쪼록 농사짖는 분들께 피해가 덜 갔으면 하는 바램으로 이번 포스팅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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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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