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의 갤럭시노트7 폭발과 리콜, "배터리 불량이 폭발의인"이라는 1차 분석(--> 결과론적으로 잘못된, 섣부른 불량원인 분석 결과 발표, 조치였음....)과 중국산 배터리로 교체 후의 재 판매, 그리고 재 폭발... 결국 생산 중단과 환불에 이른 일련의 다사다난했던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엔지니어들이 아직 불량원인을 파악하지 못했고, 폭발을 재연을 못하고 있다고 하니 "폭발의 참 원인(Root cause)'을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또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됩니다.

 

삼성의 엔지니어들이라면 우리나라 최고 실력자, 전문가 집단일텐데요, 아직도 불량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것을 보면 불량원인이 표면적인 원인, 1차원적인 원인이 아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좀더 얇아진 스마트폰 속에, 더 커진 배터리를 집어넣고, 방수처리를 했으며, 홍채 인식 등 연산이 많이 필요한 애플리케이션도 추가되고... 여러가지 요인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다양한 상황, 순서, 흐름 속에서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으면... 그때 드디어 "배터리"가 폭발하지 않았을까요? 

 

제일 마지막 단계의 결과, 현상인 "배터리"만 쳐다보기보다는, 폭발에 이르게된 연결고리를 찾아야 폭발 사고를 연구실에서 '재연'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엔지니어가 아니므로 폭발 원인 모릅니다.  모르니깐 자꾸 물음표만 남발을... -_-;;;) 

 

 

 

분석전문가의 역할, 역량에 대해서 말할 때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은, 저는 "좋은 질문을 잘 던지는 능력", "(데이터를 가지고 풀어야 할) 문제를 정확하게 정의하는 능력" 첫번째로 꼽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늘 포스팅의 주제는 "좋은 질문"을 한번도 아니고 5번이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던지는 기법인 "5 Why?"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문제의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하면 제대로 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겠지요.  "기계가 멈춘 문제"에 대해서 "5 Why?"를 적용해본 예시를 가지고 참원인(Root Cause)까지 도달하지 못했을 때 어떻게 잘못된 대응방안이 도출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출처 : http://www.slideshare.net/aakashkulkarni3/9akk105151d0113-5-whys

 

 

 

> Problem : 기계가 멈추었다.

 

> 5 why?

 

 Why?

Questions (5 why?) 

Answer 

Action Item

 1st why?

 왜 기계가 멈추었을까?

과부하가 걸려 퓨즈가 나갔다

 ☞ 퓨즈 교환 

 2nd why?

 왜 과부하가 걸렸을까?

축에 윤활유가 충분하지 않았다

 ☞ 윤활유 보충 

 3rd why?

 왜 윤활유가 충분하지

않았을까?

윤활 펌프가 잘 작동하지 않았다

 ☞ 윤활 펌프 교체

 4th why?

 왜 윤활 펌프가 잘

작동하지 않았을까?

펌프 축이 마모되어 흡입력이

떨어졌다

 ☞ 펌프 축 수리

 5th why?

 왜 펌프 축이

마모되었을까?

여과기가 붙어 있지 않아서

절삭 칩이 들어갔다 

 ☞ 여과기 교체

 

 

 

위의 5 why? 사례에서 보듯이 왜라는 질문(question, why?)에 깊이, 수준에 따라서 답(answer)이 달라지고, 답에 따라서 대응방안(action item)이 현격히 달라집니다.

 

5 why?의 시작단계에서 질문을 끝마치고 피상적인 대응방안을 수립할 경우 그 문제는 반드시 '재발'할 것입니다.  문제를 발본색원하려면 근본원인, 참원인(root cause)를 찾아야겠지요.

 

 

 

5 Why? 관련해서 미국 토머스 제퍼슨 기념관 사례도 재미있어서 소개합니다.  토머스 제퍼슨 기념관의 외벽을 계속 페인트칠 해도 다시 부식이 되곤 하더랍니다. 그래서 기념관장이 직원에게 "Why?"를 다섯번 물어보았다고 해요.  

 

기념관장 : "왜 대리석들이 빨리 부식될까요?"

 

직원 : "대리석을 비눗물로 자주 씻기 때문입니다"

 

 

기념관장 : "그럼 왜 비눗물로 자주 씻는가요?"

 

 

 

직원 : "비둘기 배설물 때문에 비눗물로 자주 씻기 때문입니다"

 

 

기념과장 : "그러면 왜 비둘기들이 많이 올까요?"

 

직원 : "그야 비둘기의 먹이인 거미가 많이 오기 때문이지요."

 

 

기념관장 : "음...그러면 왜 거미들이 많이 오는거지요?"

 

직원 : "그거야 거미들의 먹이인 나방이 많이 오기 때문이지요"

 

 

기념관장 : "아하, 그럼 왜 나방은 몰려드는 거지요?"

 

직원 : (지친 목소리로??? ^^;;;) "실내 전등을 주변보다 더 일찍 켜기 때문이지요."

 

 

기념관장은 "나방이 몰려드는 시간을 피해 2시간 늦게 조명을 켜는 조치"를 취했다고 하는군요!   기념관 외벽에 페인트칠을 하는 횟수가 줄었을것 같지요?! ^^

 

단, 한국에서 상호간에 신뢰가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왜?"를 5번씩이나 동일 인물에게 던질 경우 "당신 나한테 왜 그래?  무슨 감정 있어?"라는 반응과 함께 멱살을 잡힐 수도 있으니 눈치껏, 요령껏 질문을 던지시길...^^; 

 

반응적 경청!  눈 맞추고, 고개 끄덕 끄덕 해주고, 맞장구도 쳐가면서... 참원인에 도달하기 위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던지시길...!!!  4번, 3번, 2번만에라도 참원인을 찾으면 좋고요. Good luck!

 

 

 

참고로, 불량원인분석을 할 때 "5 Why?" 기법 말고도요, 일본의 품질관리 통계학 박사인 카오루 이시카와 박사가 개발한 "생선뼈 다이어그램(Fish bone diagram)"도 많이 사용됩니다.  아래에 예시가 있는데요, working conditions, raw materials, management, tchnology, machine, workers 의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문제의 참원인을 탐색해나가는데 있어 유용한 방법론이라고 하겠습니다.

 

 

* 그림 출처 : http://www.conceptdraw.com/How-To-Guide/picture/Fishbone-Causes-of-low-quality-output.png

 

 

 

분석가가 통계기법, 기계학습 이론만 잘 안다고 해서 불량원인 분석을 잘할거라고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재료/부품, 제품설계, 생산 프로세스, 생산 장비/설비의 변경점, 고객의 제품 사용 상황(특히, 사고 나기 직전 1~2시간 전에 제품가지고 무얼하고 있었는지, 어떤 징후같은게 없었는지...)을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잘 이해하려면 좋은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하고, 잘 관찰해야 하고, 잘 경청해야 한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이번 포스팅을 마칠까 합니다.

 

 

그나저나 제 와이프도 갤럭시노트7 예약주문해서 구매했다가 아직 환불 안하고 가지고 있는데요, 무얼로 바꾸어야 할지 고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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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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