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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8.02 [책] 『전략의 탄생 (Art of Strategy by Avinash K. Dixit) 』를 읽고 2

애비너시 딕시트(Avinash K. Dixit) 프린스턴 경제학 교수와 배리 네일버프(Barry J. Nalebuf)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책 『전략의 탄생 』을 읽었습니다.  이 책 꽤 유익하고 또 재미있네요.

 

영어 원제목은 'Art of Strategy' 인데요, 국내 번역서 제목으로는 '전략의 탄생'이라고 했네요.  에리히 프롬의 'Art of Love'를 '사랑의 기술'로 번역을 했는데, 'Art'를 '기술'로 번역했었어야 했나...더 좋은 말 없나...싶은데요, 이 책도 '전략의 기술'이라고 번역하기는 좀 그랬나 봅니다.  그렇다고 '전략의 탄생'이라고 번역한 것도 좀...탄생은 아닌데...음...  암튼, Science of Strategy가 아니라 Art of Strategy 인데요, 저자들 왈 'Science of Strategy'를 알려줄테니 독자들에게 'Art of Strategy'로 승화시켜달라는 주문을 하고 있습니다.

 

 

 경제학과 경영학 교수들이 공저를 했기에 '전략'이라고 했을 때 저는 처음에 '경영전략'을 말하는 것인줄로 예상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니 비단 회사경영 뿐만이 아니라 다루는 범위가 정말 넓더군요.  회사 경영 관련 내용 뿐 아니라 예로 드는 것에는 스포츠, 전쟁, 핵무기협상, 주파수 협상, 경매, 보험 역선택과 모럴 해저드, 선거/투표, 인센티브 설계 등 무지 많습니다. 

 

 서바이버 TV시리즈, 섹스피어 문학작품, LA컨피덴셀 영화 등 일상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을 끌어다가 전략의 개념을 소개시켜주고 있어서 재미있기도 하고, '어, 여기에도 전략이 있었네'하고 무릎을 치게 하기도 하더군요.  저자들의 유머감각도 솔찬합니다. 

 

이 책이 워낙 두꺼워서 (600 페이지가 넘음 -_-;) 다 읽는데 2주나 걸렸습니다.  덕분에 앞에 부분 내용이 가물가물하기도 해서 리뷰글 쓰려니 좀 힘드네요.  일단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목차를 아래에 적어보겠습니다.

 

[ 전략의 탄생 ] 목차 


1. '전략'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10가지 기본 룰
2. 역뱡향 추론_'So What?' 그래서 내겐 뭐가 돌아오는가?
3. 죄수들의 딜레마_때로는 눈앞의 이익이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다!
4. 아름다운 평형_상대와 나의 이해관계가 만나는 최적점은 어디인가?
5. 선택과 확률_불확실성의 상황에서 어떤 전략이 유효한가?
6. 전략적 수_상대를 꼼짝 못하게 하는 선점의 기술
7. 공약_나의 전략이 먹혀들게 하는 8가지 방법
8. 정보획득_상대의 속셈이 오리무중이어도 방법은 있다!
9. 협력과 조정_'내가 이쪽으로 갈 것'이라고 상대를 확신시켜라!
10. 경쟁과 입찰_너무 흥분하거나 너무 기다리는 것의 함정
11. 협상_어디까지 용인하고 어디까지 밀어붙일 것인가?
12. 의사관철_의제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결과가 달라진다
13. 인센티브_무엇이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가?
 

 

 

이 책을 한줄로 요약해보라면 "게임이론과 행동경제학의 최신 이론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사고의 길잡이"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1) 저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며 여러분 강조하는 내용이 "역방향 추론"입니다.  끝을 미리 생각해보고 거꾸로 추론을 해오면서 '미래의 좋은 결과를 위해 현재는 그럼 어떻게 의사결정/선택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방법이 역방향 추론입니다.  '하노이 성' 옮기기 게임 아시지요?  그게 보니깐 전략적 사고의 핵심인 '역방향 추론'의 축소판 예시가 되겠습니다. 

 

 

(2) 더불어 저자들이 침튀겨가면서 강조하는 부분이, 우리 사람이 살면서 겪게 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한 상황을 보면 절대 다수가 "상대방이 존재하는, 작용과 반작용이 존재하는 동적인 게임"이라는 점입니다.  축구나 야구, 체스나 바둑과 같이 경쟁상대가 있는 게임부터 시작해서, 부모와 자녀의 공부/놀이시간 협상, 노사간 임금협상, 구매자와 상인간 거래....등 산다는 것 자체가 상대가 있는 밀고 당기는 게임의 연속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나의 선택과 행동이 상대방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는 점, 상대방은 어떻게 나를 보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선택/행동할지를 예측해서 그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이 전략의 핵심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이는 손자병법에 '知彼知己 百戰不殆'라는 유명한 말과 일맥상통하는것 같습니다.

 

[손자병법 모공편]

知彼知己 百戰不殆 不知彼而知己 一勝一負 不知彼不知己 每戰必殆

(지피지기 백전불태 부지피이지기 일승일부 부지피부지기 매전필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울 것이 없으나 나를 알고 적을 모르면 승과 패를 각각 주고 받을 것이며 적을 모르는 상황에서 나조차도 모르면 싸움에서 반드시 위태롭다

 

경제학 수업을 들은 분이라면 그 유명한 "죄수의 딜레마 (Not 죄수의 딜레마)"를 기억하실 겁니다.  죄수 각자에게는 이기적으로 한 최선의 선택(범행 자백 후 형량 경감)이 죄수 전체에게는 재앙(죄수 둘다 최고 형량 받음)이 되는 딜레마 말입니다.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에게 빅엿을 선사한 이론인데요, 이게 현실세계에서 보면 잘 들어맞습니다.  가령, 며칠전 '배달의 민족'이 결제 수수료를 '0%'로 인하하니깐 '요기요'가 그 다음날 똑같이 수수료를 '0%'로 인하했죠.  두 명의 죄수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가 결국 얻은 건 없고, 결국 검사 (배달앱 사용 소비자, 가맹점) 만 이득이 취하게 된 경우이지요.

 

 

(3)  인간의 불완전성과 비합리성에 따른 의사결정의 제한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를 하고 있고, 행동경제학의 최신의 연구결과를 적극 채용, 소개하고 있습니다.  의제 순서를 바꾼다거나 선거 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결과가 뒤바뀔 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만약 '10만원을 A 사람이 B 사람에게 어떻게 서로 나눌지 제시하고, B 사람은 이를 수용할지 거부할지(거부하면 둘다 '0'원 수령) 선택하는' 게임 (행동경제학에서는 이를 Untimatum game 이라고 함)을 한다고 했을 때,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A사람은 9만9천9백9십원을 A가 가지고 10원을 B에게 주겠다고 했을 때에라도 B는 이를 수용하는게 하나도 못 받는것보다는 나으므로 수용해야 하지만 (이론 상으로는 말이지요), 실제 실험을 해보니 B사람은 욕심쟁이 A를 처벌하기 위해 이런 부도덕한(?) 제안은 가차없이 거절하더라는 겁니다.  인간을 이론속의 지고지상하고 컴퓨터처럼 계산에 따라 정확하게 움직이는 기계로 본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실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지를 관찰하면서 인간의 진짜 모습에 대해 탐구하는 행동경제학을 '전략적 사고의 적'이 아니라 '전략적 사고의 확장을 도와주는 조력자'라고 저자들은 반기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을 "게임이론과 행동경제학의 최신 이론을 기반으로 한 전략적 사고의 길잡이"라고 말씀드린겁니다.  그런데, 초반에 말씀드렸듯이 이 책이 600 페이지가 넘습니다.  블로그 리뷰에 이 책의 내용을 속속들이 소개하기란 애초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8장 정보획득_상대의 속셈이 오리무중이어도, 방법은 있다!' 편에 나오는 시그널링과 스크리닝 내용을 짧게 소개하는 것으로 이번 포스팅을 마칠까 합니다.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현실 세상에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저자들은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한다'는 것의 말에 현혹되지 말고 '행동'에 초점을 맞추라고 합니다.  솔로몬의 재판을 예로 들었는데요, 두 명의 여자가 아이 한 명을 두고 "제가 아기의 엄마예요"라고 로 주장 합니다.  이에 솔로몬은 "칼로 아이들 둘로 갈라서 저 여자들에게 주어라!"고 판결을 내리죠.  그리고 진짜 엄마가 아이를 저 여자에게 주고 아기를 살려달라고 하자, 솔로몬은 진짜 엄마를 찾아낼 수 있었다는 이야기 다 아시지요?  "제가 아기의 엄마예요"라는 두 여자의 말보다 행동을 보면, 나는 가지고 있지 않지만 상대방 플레이어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알 수 있는 시그널링이 있으며,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잘 설계된 스크리닝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책을 몇 개 주제로 나눠서 2권 내지 3권으로 만들었어도 됐을 법 한데요, 굳이 600여 페이지의 무식한 한 권으로 펴낸게 혹시 저자들이 끈기 없고 생각하기 싫어하는 어설픈 독자를 스크리닝하기 위한 전략이 아니었을까, 책을 한번 읽었으면 들이 시간과 돈이 아까워서 저 처럼 포스팅을 하지 않고는 못배기게끔 하려는 고도의 인센티브가 아니었을까 하는 억측을 해보면서 이번 포스팅은 여기서 마무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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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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