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부여(motivation)에 관한 수많은 책들이 서점에 있습니다만, 이번 포스팅에서는 Daniel H. Pink의 'Drive'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직장, 학교, 학원, 교회 공동체 등 사람이 모인 곳이면 어느 곳이던지 간에 추천하고픈 책입니다.

 

이 책의 영어 부제목이 "The Surprising Truth About What Motivates Us" 입니다.  저는 리더십의 핵심이 "동기부여"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책을 리더십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Daniel H. Pink는 미래학자 이면서 저술가이고 뉴욕타임즈,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등에 글을 기고하는 언론인이기도 합니다.  심리학, 과학, 경제학 등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문가들의 알아듣지 못할 기호가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쉽게 풀어쓴 교양서를 맛갈나게 쓰는 분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동기 1.0, 동기 2.0, 동기 3.0 으로 구분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동기 1.0은 생존을 위한 의, 식, 주에 대한 1차적인 욕구를 말합니다. 동기 2.0은 스키너의 S(stimulate)-R(response) 모델처럼 보상과 처벌에 반응한다고 가정합니다. Daniel H. Pink가 주장하는 동기 3.0은 인간에게는 제3의 드라이브(배우고 창조하고 이 세계를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저자는 동기 3.0의 주장의 근거로 다양한 심리 심험 결과를 제시합니다. 아래에 몇 개 예를 클립해서 소개합니다.

 

p64~65. 톰소여 효과
 
 에머빌과 동료 두 명은 고객의 의뢰를 받거나 받지 않고 창작활동을 하는 미국의 전문 화거 23명을 선정했다. 그들은 화가들에게 자신의 작품 중에서 작품 10점을 임의로 선택하게 했다. 그 후 이 실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권위 있는 예술가와 큐레이터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에게 이 작품들을 보내면서 각 작품의 창의성과 기술적인 면을 평가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는 굉장히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고객의 의뢰를 받은 작품이 의뢰받지 않은 작품에 비해 창의성이 상당히 부족했으나 기술적인 면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또한 화가들은 의뢰받지 않은 작업보다는 의뢰받은 작업을 할 때 훨씬 더 많은 제약을 느꼈다고 보고했다"고 연구자들은 말했다.
 
 연구자들과 인터뷰했던 한 화가는 자신의 톰소여 효과를 이렇게 묘사했다.
 
 "다른 사람을 위해 작업할 때면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경우에 작업이 즐거움보다는 '일'에 가까워진다. 반면 나 자신을 위해 작업할 때는 창조한다는 순전한 즐거움을 느끼면서 밤을 새는지도 모르고 일하기도 한다. 의뢰받은 작업의 경우는 스스로를 억제하고 고객의 요구를 따르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p65~67.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역설
 
 이보다 더 오랜 기간에 걸쳐 화가들을 관찰한 또 다른 연구에서도 외적 보상에 대해 관심을 보이면 실제적으로 궁극적인 성공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1960대 초 시카고 예술대학교의 2~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에 대한 태도와 외재 동기와 내재 동기의 영향력에 대한 연구가 실시되었다. 그리고 1980년대 이르러 또 다른 연구자가 이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과거 학생들의 경력을 추적해본 결과 특히 남학생의 경우 가장 놀라운 결과가 드러났다.
 
 "예술학교에 재학할 당시 외재 동기가 적은 학생일수록 졸업하고 몇 년 후와 거의 20년 후에 전문예술분야에서 성공하는 확률이 높았다."
 
 내재 동기가 풍부했던 화가와 조각가, 다시 말해서 발견의 즐거움과 창조의 도전을 보상으로 여기는 이들은 예술가라면 마땅히 겪게 마련인, 아무런 보상이나 인정을 받지 못하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견뎌냈다. 이 연구결과 역시 제3의 드라이브라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의 또 다른 역설에 이른다.
 
 "외적 보상보다 행위 자체의 즐거움을 위해 회화와 조각을 추구한 예술가들이 결국에는 사회에서 탁월성을 인정받는 예술을 창조했다. 외적 보상에 가장 영향을 받지 않은 이들이 마침내 외적 보상을 받게 된다."
 
 ...(중략)... 에머빌 등은 오랜 시간에 걸쳐 이 현상을 연구한 끝에 사회과학분야에서 가장 견고한 영역으로 발전시켰다. 예술가와 과학자, 발명가, 학생, 그리고 우리 같은 보통사람들에게도 내재 동기, 즉 흥미롭고 도전적임 무척 재미있어서 어떤 일을 하고 싶다는 동기는 높은 수준의 창의성을 요구하는 일에 반드시 필요하다. 반면 업무 대부분의 기초가 되는 '만약-그러면'의 조건부 외재 동기는 창의적인 사고를 자극하기보다 말살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경제가 개념적인 우뇌작업으로 기울고 자신의 양초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이 점이야말로 과학이 밝혀낸 내용과 실제적으로 행해지는 일 사이에서 가장 우려할 만한 괴라가 될 수도 있다.
 
p73~74. 목표 설정의 부작용
 
 물론 모든 목표가 동등한 것은 아니다. 또한 목표와 외적 보상이 본질상 부패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그러나 목표에는 동기 2.0이 인정하는 것 이상의 독성이 있다. 경영대학 교수들은 목표에 다음과 같은 경고문이 추가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목표는 초점을 편협하게 만들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야기하며 위험을 증가시키고 협동심과 내재 동기를 줄이기 때문에 관련 조직에 체계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조직에 목표를 적용할 경우 주의가 필요합니다"
 
p83. 외적보상과 근시안적 사고
 
사람들은 외적 보상이 두드러지는 환경에서는 보상을 유발하는 지점까지만 노력하고 그 이상은 애쓰지 않는다. 그래서 책을 세 권 읽으면 상을 준다고 제시하면 많은 학생들이 네 번째 책을 읽지 않을 것이며, 평생 독서의 길에 들어서지도 않을 것이다. 4분기 수익을 달성한 경영진이 회사의 장기 전망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정해진 수익에서 1원이라도 더 벌려고 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또한 사람들에게 운동이나 금연 혹은 약을 복용하면 돈을 준다고 제시하면 처음에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인센티브가 제거되는 순간 건전한 행동도 사라진다.
* 출처 : Drive, by Daniel H. Pink
 
 
위에서 소개한 책의 일부 내용을 읽다보면 현재 대부분의 기업에서 가정하고 있는 인간형은 더글러스 맥그리거의 X이론 ("인간은 게으르고, 편한 것을 좋아하고, 자발성이라고는 없으므로, 당근과 채찍으로 몰아가야 한다")에 입각한 동기 2.0 에 머물러 있는 것 같습니다.
 
"If xxxx 하면 then xxxx 인센티브 보너스 부여"하겠다는 조건부 보상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올해 매출 목표 xxx억원, 이번 분기 당기순이익 목표 xxx억원" 같이 KPI 목표설정 후 조직단위로 cascading 하고 몰아붙이는 형태가 많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자들이 굉장히 중요하게 주제 중의 하나가 "보상체계"인데요, 스키너의 S(자극)-R(반응) 모델에 입각한 동기 2.0 을 신봉하는 경제학자들의 경우에는 이 책을 읽으면 아마 심한 충격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창의성과 혁신이 중요한 시기에는 경제 2.0의 동기부여체계가 도리어 창의성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거든요.
 
저자 Daniel H. Pink 는 동기부어의 세 가지 요인으로 (1) 자율성 (자기주도적인 동기부여의 힘), (2) 숙련 (몰입에 이르는 길), (3) 목적 (의미있는 삶) 을 들고 있습니다.
 
조직의 리더라면, 리더십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이 세가지, 자율성, 숙련, 목적을 한번 음미해보고 조직에, 조직원에게 적용해보면 좋겠습니다.
 
요즘 미국에서 잘나가는 기업들로 애플, 구글, 페이스북, 넷플릿스, 우버, 테슬라 등을 들 수 있을 텐데요, 소위 이들 뜨는 기업들은 더글러스 맥그리거의 Y이론("인간에게 일이 놀이나 휴식처럼 자연스러우며, 이니셔티브와 창의성이 만연해 있으며, 사람들이 특정 목표에 전념하면 책임을 지고 싶어한다")에 입각해서 Daniel H. Pink 가 주장하는 동기 3.0 에 입각한 HR체계가 잡혀있을것 같습니다. (사실관계 확인 안하고 이렇게 쓰는게 좀 무책임한 포스팅인것 같긴 합니다만.... ^^;)  페이스북의 해커톤이라든지, 구글의 15% 룰 등이 자율성의 예에 해당이 될 것 같습니다.  이들 회사가 몇 년, 몇 십년 경력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우대하고 억대 연봉의 보상을 해준다는 점을 보면 '숙련'된 엔지니어의 값어치를 이들 회사가 인정하고 인재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봐야하겠지요. 애플의 전 CEO 스티브 잡스가 했던 말 "우주에 (의미있는) 흔적을 만들어라(Make a Dent in the Universe)"이 목적에 근접한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기 2.0과 동기 3.0 간의 간극은 화성인과 금성인 간의 차이만큼이나 크고 넓습니다.  혹시 조직의 일이 "시키는대로 아무 생각없이 해도 되는 일"이라면 동기 2.0에 입각한 HR체계로도 문제가 없으며, 향후 10년 이내에 로봇, SW로 대체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반면에 조직의 일의 성격이 "정해진 틀이 없고, 매뉴얼이 없고, 창의성과 혁신이 필요한 업무"라면 동기 3.0에 입각한 동기부여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변화를 모색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Daniel H. Pink의 "Drive"가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교육자나 자녀 교육, 양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도 이 책에 주목하면 좋겠습니다.  혹시 자녀에게 "이번 기말고사에서 올 백 받아오면 아이폰 사줄께"라고 말하는 부모는 아닌지요?  혹시 "이 방 청소하면 용돈 5천원 줄께"라고 말하는 부모는 아닌지요?  혹시 "성경책 다 읽거나 전도 1명 하면 문화상품권 1만원권 줄께" 라고 말하는 교회 선생님은 아닌지요?  혹시 "내일까지 독일어 정관사 규칙 못 외우면 손바닥 3대씩 맞는다"고 말하는 학교 선생님은 아닌지요?  혹시라도 이에 해당한다면 자녀의 내재동기, 자율성에 심각한 상처와 부작용을 남기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한마디로 자녀와 학생을 물질적인 보상이나 처벌에 대한 협박 없이는 어떻게 할 수 없게끔 아이를 망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독이 아니라 약이 되는 보상과 처벌, 칭찬을 구별해서 자녀에게, 학생에게 좋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다면 이 책이 역시 좋은 길잡이가 될 듯 합니다.

 

3년 전에 한번 읽고, 며 칠전에 한번 더 읽은 책이었는데요, 가슴을 울리는 것이 있었고, 그래서 같이 공간에서 같이 일하는 분들과 함께 토론해보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아래에 책 "Drive" 목차 곁들여서 소개하는 것으로 이번 포스팅을 마칠까 합니다.

 

 

[ "Drive" 목차 ]

 

1부. 동기부여에 관한 새로운 운영체계

  1장. 동기 2.0의 부상과 몰락

         당근과 채찍의 승리

         호환 불가능한 세 가지 문제점

 

  2장. 당근과 채찍이 효과가 없는 일곱 가지 이유

         원하는 것은 그 이하로

         원하지 않는 것은 그 이상으로

 

 3장. I유형과 X유형

        알파벳의 힘

        I유형과 X유형

 

2부. 동기부여의 세가지 요인

 4장. 자율성, 자기주도적인 동기부여의 힘

       선수인가, 장기알인가?

       네 가지 필수적인 요인

       자율성의 기술

 

  5장. 숙련, 몰입에 이르는 길

       순종에서 참여로

       화물선의 골디락스

       숙련의 세 가지 법칙

       영혼의 산소

 

   6장. 목적, 의미 있는 삶

       목적 동기

 

3부. I유형의 툴키트

      개인을 위한 I유형

      조직을 위한 I유형

      보상의 선 禪

      부무와 교육자를 위한 I유형

      필독 도서 15권

      대가들의 이야익

      I유형의 훈련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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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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