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제목: 부채의 습격

   (원제: Vortex of the Korean Financial Crisis)

 

 * 저자: 더글라스 김(Douglas Kim)

 

 * 옮긴이 : 민경재

 

 * 출판사 : 길벗

 

 * 출판일: 2010.10월

 

 

 

이 책은 벤자민 프랭클린이 했던 말을 인용하면서 시작을 합니다.

 

"거짓말은 두 번째로 나쁜 짓이다.
 제일 나쁜 짓은 빚에 치이는 것이다" 
- Benjamin Franklin,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사람

 

 

 

 

이 책의 전체 내용을 요약하자면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의 쓰나미가 몰려올 때를 대비해서 과도하게 빚 내서 고정자산(부동산)에 투자(투기?) 하지 말라" 가 되겠네요.

 

 

이 책이 2010년도에 쓰여졌고 저자는 부채의 습격이 2011년~2013년 사이에 몰아칠 것으로 예상을 했고, 이를 경고하기 위해 이 책을 사명감을 가지고 쓴 듯 합니다.2015년 7월 현재 그동안의 경과를 놓고 2011~2013년을 뒤돌아보면 결과적으로 저자의 예측과 경고는 틀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이 (2010년 1월 ~ 2015년 7월) ]

 

 

 

 

한국은행은 2015.7.9일 현재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하였습니다.

 

그동안 미국, 중국, 일본이 경제 회복을 위해서 저금리 기조와 경기 부양 정책을 일관되게 지속하여 왔고, 덕분에 한국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덕이겠지요. 작년 세월호 사고, 올해 메르스로 인해서 경제가 위축된 것에 대해 정부가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1%대로 낮추고 유지하는 마지막 카드를 썼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 책은 저자의 2011년~2013년 경고가 빗나갔기 때문에 쓸모없는 것일까요?

저는 이 책이 2015년 하반기를 위시해서 2020년까지의 한국 경제가 나타낼 몇 가지 시나리오 중에 가장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 책의 진가는 이제부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이 이 책을 읽고 이 책의 저자가 경고하는 내용에 귀 기울여서 부채의 늪으로 빠지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 또한 저자와 같은 마음이기에 이 책에 대한 블로그 포스팅을 쓰는 것이구요.

 

이 책의 저자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시했던 논리, 근거를 차근 차근 들여다보면 왜 2015년 하반기, 지금 이 시기에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지 이해가 가실 거라 생각합니다. (저자가 경제학 백그라운드에 글로벌 투자회사의 애널리스트로 일하는 경력의 소유자이다 보니 이론과 실무적인 균형이 잘 잡혀있고, 통계자료의 적재적소 인용에 있어서 참 놀랍고 대단하다는 생각을 책 읽는 내내 했습니다. 서로가 얽히고 설킨 복잡한 경제의 연결구조, 큰 그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었습니다.)

 

몇 가지 기억남는 저자의 주장, 논리를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5년 하반기 부터 해서 향후 몇 년간 어떤 경제 상황이 펼쳐질지 이글을 읽는 분들은 나름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1) 한국 기업의 부채 비율은 IMF 이후 꾸준히 줄어든 반면, 가계부채는 지속적으로 늘어나 위험한 수준까지 도달했다.

 

가계부채는 금융기관의 가계 대출과 카드회사의 신용 판매 등을 합해야 하는데요, 아래 한국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추이만을 일단 놓고 봤을 때 그동안 꾸준히 증가해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 주택담보대출 추이 (2008.1월 ~ 2015.5월) ]

(* 출처: 한국은행)

 

(이 책에는 2008년 또는 2009년 까지의 통계치만 나와 있어서요, 한국은행 사이트 들어가서 최신 통계치로 그래프 그려서 포스팅합니다)

 

작년 연말에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부동산 관련 규제가 거의 다 풀리면서 정부가 대출받아 집사라고 많이 유도를 했었고, 그 효과가 위에 보는 그래프에 나타났다고 봐야겠습니다.

 

 

(2) 은행이 이자 변동 Risk를 고객에게 떠넘기기 위해 '고정금리' 대신 '변동금리'형 대출 상품으로 가계대출을 판매하여 왔다.

 

 

(3) 한국의 금리는 미국, 중국, 일본 등의 금리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이들 미국, 중국, 일본이 자국의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는 순간, 해외 금융 자본은 한국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할 것이고, 한국에서 이들 해외 자본을 붙들어 놓기 위해서는 금리를 올려야 할 수 밖에 없다.

 

15년 올해 하반기에 미국 연준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했었죠. 저자 주장대로 이제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도미노 연쇄효과가 발생해서 우리나라도 금리를 올려야 할 상황이 발생하겠지요.

 

 

(4)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90%인데, (고정금리보다 금리가 낮다면서 은행에서 고객에게 추천하므로), 변동금리 대출상품의 경우 금리 급상승의 위험을 가계가 떠안다 보니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부채의 1차 피해자는 자영업자, 카드 연체자가 될 것이다.  

 

금리가 요즘 하도 낮다보니 금리가 올라봐야 얼마나 오르겠어 하고 감이 잘 안올 수도 있는데요, 1976년~1980년 오일쇼크 때 20% 대로 이자율 급상승, 1997년~1998년 IMF 때 15%로 이자율 급상승의 선례가 있지요. 서민들, 중소기업들은 높은 이자를 견디지 못해 나자빠졌었고, 부자들은 "이대로 그대로~"를 외쳤다고 하는 아픈 선례요.

 

 

(5)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부동산 처분 혹은 부동산 담보 역모기지 등을 통해 생활 자금을 감당하려고 할 것이므로 부동산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기 시작할 것이다. 이는 부동산 자산 가치의 하락을 부채질할 수 있다.

 

 

(6) 석유, 천연자원의 부족은 인플레이션을 부른다.  

 

최근 몇 년간 석유 값이 많이 내려서 2011~2013년 위기론의 저자의 주장이 무색하게 되어버렸는데요, 지금의 배럴당 50달러 선의 저유가가 치킨게임이 얼마나 더 지속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석유와 천연자원이 분명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언제?'의 문제일 뿐 저자의 주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중동에서 전쟁이라도 발발하거나, OPEC에서 감량 선언하면서 석유 가격 오르기 시작하면 우리나라는 통제불가능한 직격탄을 맞은 셈이 되겠지요.

 

 

(7) 저출산, 세계 최고 수준의 고령화 속도 등 우리나라 인구구조가 위태롭다. 인구 구조적 문제로 인해 앞으로 지속적으로 가구당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고, 젊은 층의 생산가능인구와 수요가 낮아져 경제 활력도 낮아질 위험이 높다.

 

 

[ 인구구조 변화 추이 (총인구, 생산가능인구, 노인인구, 노년부양비) ]

 

 

 

 

2015년 7월 현재 그리스는 디폴트를 선언하네 마네, 유로존을 탈퇴하네 마네, 난리도 아닙니다.  그리스 경제 위기의 근본 원인은 높은 부채이며, 한국도 1997년 IMF 위기 때 비슷한 고통을 당한 바 있습니다.

 

저자의 주장은 단순명쾌합니다. 

"과도한 빚을 내서 부동산에 투자(투기?)하지 말라. 살아남고 싶다면 허리띠를 졸라매라.  금리인상과 유가상승이 시작되면 당신의 자산이 반토막나고 남은 생을 빚 갚고 이자 갚느라 고통을 당할 수 있다. 은행은 해가 짱짱한 시기에는 우산을 빌려주지만,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면 우산을 돌려달라고 한다."

 

2010년에 쓰여진 책이지만 지금 이 시기에 적절한 경고라고 생각하기에 이 책의 일독을 권합니다.

물론, 투자와 관련해서는 개개인이 각자 판단하고 행동하고 스스로 책임질 일이겠기에, 요즘 시장 돌아가는 상황 파악하시고 현명하게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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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서 컨설팅 CEO 니콜라스 카가 지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원제: The Shallows) 을 읽었습니다. 

 

 

영어 원제목은 "The Shallows" 로서, 'Shallow'가 "얕은", "피상적인"이라는 뜻이므로 한글로 해석한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이 잘 어울린다고 하겠습니다. 

 

영어 부제는 "The Shallows: What the Internet Is Doing to Our Brains"인데요, 대략 예상은 하셨겠지만 인터넷이 우리의 뇌를 생각하지 않는, 피상적으로만 얕게 생각하는 뇌로 바꾸고 있다는 것이 책의 핵심 내용이 되겠습니다. 

 

저자는 인터넷 시대를 대표하는 핵심회사로 구글을 지목하면서 구글이 주장하고 지향하는 '선한' 미션인 "세상의 정보를 조직하고 이를 광범위하게 접근 가능하고 유용하게 만드는 것"에 대해서 소개하면서,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지는 말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주요 수익모델이 광고(ADsense 등)에 있다보니 구글로서는 사람들이 인터넷에, 구글에 자주 접속하고 사용하도록 유인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한 보완재로서 무료 혹은 매우 저렴한 인터넷 컨텐츠, 사용도구 애플리케이션 등을 제공하는 것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는 와중에 구글의 광고 플랫폼에 의해 집행되는 광고로 사용자들이 눈을 돌려 클릭을 하기를 바란다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구글이 제공하는 막강한 검색 서비스와 그밖의 다양한 무료 서비스들이 우리에게 선물인지 저주인지 잘 평가해보라고 권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구글 없이 그동안 어떻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 구글을 유용하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글의 서비스들이 대부분 무료이다보니 구글이 없었을 때보다 정보에 대해 보다 많은 대중들에게 접근권을 제공해주었다는 측면에서는 구글의 공로를 인정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자의 주장처럼 구글로 대표되는 인터넷 서비스 들에 대한 부작용에 대해서도 한번쯤은 귀기울엽봐야겠지요.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뒷받침하기 위해 마셜 맥루한의 『미디어의 이해』라는 책("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유명한 말 있죠)에서 시작해서, 뇌 과학의 이론 중에 "뇌의 가소성"(뇌는 태어나고 나서 어느 시간이 지나면 고착,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상황, 자극에 노출이 될 때마다 계속 새로 생성/기존 뉴런들의 강화/ 혹은 자극을 안 받는 뉴런의 퇴조의 변화 과정을 거친다는 내용)을 소개하고, 구텐베르크 이전의 필사의 시기와 구텐베르크 이후의 인쇄술 혁명에 따른 책의 보급 확대가 가져온 독서의 양상의 변화("고요한 가운데 진득하게 집중해서 책을 읽고 사색하는 것이 대다수의 인간 뇌에 영향을 미치고 안착하기 시작한 것은 구텐베르크 이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과학과 역사를 아우르면서 시대적인 변천사와 현 시대에서의 맥락을 짚어보는 것의 유용함, 중요성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 저자의 박식함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 자신의 하루, 일상을 되돌아보게 되더군요. 출퇴근 길에서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뉴스 보고, 페이스북에 올라온 페친들 글도 읽고, 카톡과 밴드의 메신저도 푸시 알람이 울릴때마다 확인하며, 회사 가서는 이메일을 수시고 체크하다가 일 하는 중이었음에도 급한 이메일이면 하던 일 멈추고 답장하고, 업무 관련 자료를 구글링 하다가 하이퍼링크의 홍수 속에서 자료 스크린닝하느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스고딘은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휘귀한 자원은 "시간(Time), 관심(Attention)"이라고 했었는데요, 인터넷에 둘러싸인 우리들의 환경 속에서 "주의를 집중한 차분한 시간, 한가지에 관심을 집중한 몰입의 시간" 만큼 휘귀한 것이 또 있을까 싶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기억력에 대해서도 챕터를 한장 할애하고 있는데요,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저의 기억의 일부분을 아웃소싱하다보니 기억력에도 분명 제 뇌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일례로 전화번호를 이제는 서너개 밖에 기억 못하거든요. 창의력, 상상력이라는 것이 '완전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유에서 변형, 연결, 편집, 치환, 이종교배, 다른 분야에의 적용' 등에 의한 것이라고 본다면 뇌의 저장 공간에 차곡차곡 쌓아놓지를 않고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의 어딘가에 저장을 해놓는데에만 의존을 하게 된다면 비단 기억력 뿐만이 아니라 창조력에도 영향이 있겠지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우선은 제가 중독이 좀 되었다고 생각하는, 저의 시간의 많은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페이스북 모바일 앱을 삭제하였습니다. 그리고 가급적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줄이기로 했고, 대신 종이책을 다시 집어들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여름 휴가 기간 동안에는 차분히, 조용한 가운데 책읽기의 즐거움에 빠져보기로 하였습니다. 

 

ps. 저자는 종이책에 대해 전자책이나 인터넷 글 보다는 좀더 우호적인 입장인 듯한데요, 아마존에 들어가서 검색해보니 Kindle Edition 도 나와있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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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심리학』의 저자 리처드 와이즈먼의 책 『59초』(원제목: 59 SECONDS) 를 읽었어요. 

참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었습니다.

 

 

 

 

 

 

 

 

 

"설득에 한판승은 없다"고 말하는 책 『설득은 정치다』라는 책을 사면서 제 나름 설득에 관한 인식의 균형을 잡아보는 것도 필요하겠다 싶어서 main dish 로 생각했던 『설득은 정치다』책에 끼워 찌끼다시로 생각해서 산 책이 바로 이 책 『59초』예요.  두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책은 찌끼다시가 아니라 스페샬 코스 요리네요!

 

저자 리처드 와이즈먼의 친구가 '자기개발'에 관련된 책의 내용을 얘기했었나봐요. 그러자 리처드 와이즈먼이 직업병(심리학자)이 발동해서 주절주절 기존의 '자기개발' 서적들의 비과학성에 대해서 늘어놓자 친구가 말을 가로막으며 "나 바쁘거등요. 1분 줄테니 요약해서 말해줄래?"라고 했데요.  질문이 이리 거침없고 당돌한걸 보니 둘이 참 허물없는 사이였나봐요. ㅋㅋ

 

암튼, 바로 이 질문,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 중에서 1분 안에 사람들의 삶을 더 낫게 만들어주는 것은 없는가?"라는 친구(소피)의 질문이 이 책의 모티브가 되었다네요. 저자는 친구 소피의 요구 '1분'에서 '1초'를 더 줄여서 '59초'라는 책을 냈어요. (아, 물론 이 책을 다 읽으려면 59초로는 어림도 없습니다. 하루 반나절 잡으세요. 그만한 가치 충분히 있습니다. ^_-)

 

 

이 책이 기존의 이 방면의 책들과 완전히 새롭거나 한거는 아니예요.  가령,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원제: INFLUENCE, The Psychology of Persuasion)'이라든지 '행동경제학', '넛지', 말콜글래드웰의 책들(예: 블링크)에 나오는 심리학 실험들이 여기저기 중복이 되기는 해요.  당분간은 '설득의 심리학'을 넘어설 책이 나오기 힘들지 않겠나 했는데 이 책 '59초'의 매력이라면 '설득의 심리학'보다 점수를 더 주고 싶네요.

 

 

 

 

 

 

이 책 '59초'에서 다루는 인간심리의 주제 스펙트럼이 참 넓습니다.  그러면서도 저자 말대로 엑기스를 쏙 쏙 뽑아서 재미나게 풀어놓았구요, 실제 일상생활과 연결되어 삶의 질을 높이는데까지 실천할 수 있도록 '59초 코치' 코너도 두어서 반복학습도 시켜주는 친절한 책이네요.

 

 

목차를 소개하자면요,

 

1장. 내 편 만들기 - 면접, 협상, 부탁에 관한 상식 밖의 실험

2장. 목표 달성의 요술램프 - 소원을 말해도 이루어지지 않을 때

3장. 창조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 브레인스토밍의 신화 탈출하기

4장. 유혹의 기술 - 매력적인 사람들은 무엇이 다를까

5장. 안티-스트레스 라이프 - 분노와 불안을 잠재우는 특별한 방법

6장. 화성남자와 금성여자의 지구생활 - 재앙을 막는 관계 유지의 비결

7장. 솔로몬의 선택 - 후회없는 결정을 위한 선택

8장. 똑똑한 아이 만들기 - 내 아이를 위한 교육의 기술

9장. 당신은 내 손 안에 있다 - 종잡을 수 없는 상대방은 간파하는 법

10장. 행복 연습 - 완전한 삶에 관한 놀라운 진실

 

어때요?  땡기시죠?  ^^

 

 

이 책 보면서 그동안 잘못 알고 있는 것들도 제대로 바로 잡을 수 있는 것도 별책부록 마냥 별미였네요. 

 

가령, 예일대 생을 추적조사해보니 자신의 꿈을 구체적으로 필기를 해놓은 집단은 대성하고 그렇지 않은 집단은 별루였다는 자기개발서에서 종종 인용되는 사례가 실제는 어느 누구도 조사한 적이 없는 거짓말이 돌고 돌아 대다수의 자기개발 강사들에 의해 소개되고 있다든지,

 

모짜르트 음악이 아이들 지능개발에 좋다는 내용도 심리학자의 과학적 실험을 거친 것이 아니라 일부 실험 내용이 언론인과 기업가/상인들에 의해 확대 와전되었다든지...

 

 

이 책에 위의 목차처럼 아주 다양한 주제가 소개되니 이 자리에서 일일이 소개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할 듯 하고요, 이 책 읽다보면서 느낀 점만 간단히 말씀드린다면 '인간이 참 아주 소소한 것에도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받는 불완전한 존재구나....' 하는 점이예요.  가령, 누군가가 저의 위 팔을 잡는다면 제가 은연 중에 좀더 호감을 느낄 것이라든지, 면접을 볼 때는 가운데 앉는 사람이 중요한 사람으로 점수를 더 높게 받을 가능성이 높다든지... 인간의 합리성과는 좀 거리가 있지요?  이런 사례와 조언이 이 책에 즐비합니다.

 

"칭찬할 때는 능력보다는 노력을 칭찬하라"는 내용은 전에 알고는 있었던 것이었는데요, 이번에 다시 한번 환기하면서 새삼 아이들 기 살려준다고 '능력'을 칭찬하기에 바빴던 제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네요. 

 

 

저자의 책의 맺음말에서 소피의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엑기스 답변 10개를 추려놓았는데요, 이걸 소개하는 걸로 리뷰 마칩니다.

자, 시간 재보세요. 59초 안에 다 읽을 수 있는 지 말이예요. ^_-

 

1. 감사하는 태도를 길러라.

2. 잃어버린 지갑이 되돌아오게 하려면 지갑에 아기 사진을 넣어 가지고 다녀라.

3. 부엌에 거울을 걸어놓아라.

4. 사무실에 식물을 놓아두어라.

5. 호감을 얻고자 하는 사람의 위팔을 가볍게 만져라.

6. 관계에 대한 글을 써라.

7. 상대가 거짓말할 것 같으면 이메일로 용건을 말하라고 하라.

8. 아이를 칭찬할 때에는 능력보다 노력을 칭찬해라.

9. 목표를 달성한 모습이 아니라 노력하는 모습을 상상하라.

10. 자신의 유산을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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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를 움직이는 인간 심리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

『행동경제학』 (Behavioral Economics), 도모노 노리오 지음, 이명희 옮김, 지형

 

 

 

 

오늘 오전까지 해서 다 읽었네요.

아, 어쩜 이리 재미있을 수가요!

 

사실 재작년에 서울대 최인철 교수님의 책 『프레임』을 읽었던적이 있어서 대략 '최 교수님 책 프레임 ±α' 려니 생각하고 큰 기대는 안했었는데요, 막상 읽어보니 넘 재미있네요.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가 누구인지 아시나요?

프린스턴 대학의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 교수예요.

그런데요, 이분이 경제학과 교수가 아니라 심리학과 교수예요. 심리학과 교수가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던 거지요.

 

이 심리학과 교수님이 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냐?

아담 스미스 이후로 '가정'해 온 '경제적 인간', '합리적 인간' 像이 실제 현실 세계와는 맞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보였기 때문이예요.

 

이성적으로 계산하고, 이기적으로 선택해서, 개인의 효용을 최대화하고, 이런 선택을 항상 일관성있게 하고, 감정에는 전혀 휘둘리지 않으며, 아무리 어려운 계산도 척척 계산해내고, 현재 일이든 앞으로의 미래 일이든 동일한 가치 기준을 들이대서 선택하고, 상황이나 맥락에 좌우되는 바이어스없이 합리적으로 선택할 줄 아는 인간, 바로 호모 이코노미쿠스!  바로 이 호모 이코노미쿠스에게 똥침을 제대로 쏜거지요.

 

이 책의 저자 도모노 노리오 교수는 그렇다고 앞으로 '이성'은 No, '감정'만 Yes 식의 단순무식한 대반전을 주장하는건 아니구요, '이성과 감정의 댄스'로 표현하고 있네요.  '이성'과 '감정'의 균형을 잡아 인간에 대해 좀더 현실적으로 이해해보자는 쪽이예요. 저도 동감입니다. 분명 인간에게 '이성' 측면도 중요하고, 대신 그동안 '감정'을 무시해왔는데 이쪽을 앞으로 같이 조명해보자는 거니까요.

 

윤리에 관한 감정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심리학자인 조너던 하이트(j. Haidt)는 감정이 머리이고, 합리성은 꼬리에 불과하다고 까지 주장하고 있는데요, 좀 꼽십어봐야 할 대목이네요.  영화 '인셉션' 보고 나서 '무의식'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고 있는 참이라서요. ㅎㅎ

 

이 책에는 아주 다양한 '실험'들이 나와요.  이게 읽는 재미를 솔솔 부추겨줍니다.

한번 같이 풀어보세요. 몇 개 인용해 보자면요,

 

'확률 이해의 어려움'이라는 내용에서는요,

 

집 근초에 새로 한 가족이 이사를 왔다. 아이가 2명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들인지 딸인지는 모른다.

 

(문1)  이웃집 부인에게 '딸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대답은 '네'였다. 다른 한 아이도 딸일 확률은 얼마인가?

 

(문2) 이웃집 부인에게 '큰 아이가 딸입니까?'라고 물었더니 대답은 '네'였다. 또 한명도 딸일 확률은 얼마인가?

 

(문3) 이웃집 부인이 딸을 1명 데리고 걷고 있는 것을 보았다. 다른 한 명의 아이도 딸일 확률은 얼마인가?

1번, 2번, 3번 문제가 비스그리무리한게 그게 그거 같고... 헷갈리시죠? 

3분 시간 드릴테니 고민해보세요.

                     :

                     :

                     :

                     :

                     :

                     :

                     :

                     :

 

답은  (1번) 1/3       (2번) 1/2      (3번)  1/2

 

'경제적 인간'이라면 확률 계산을 척척 해내야 할텐데, 간단 계산 '휴리스틱'을 사용하는 '제한된 합리성을 가진 인간'은 실제 확률 계산에 아주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어렵죠?

 

손실은 똑같은 금액의 이익보다도 훨씬 더 강하게 평가한다는 손실회피성(loss aversion)은 이미 상식적으로 많이 알려진 사실일 듯 하네요.

 

처음 준거점이 어디냐, 그리고 이 준거점을 기준으로 어느 방향으로 이동하느냐에 따라서 '공정성' 평가와 선택의 내용이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든지, 보유하고 있는 물건이나 현재의 상태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바이어스가 있다든지 하는 내용이 눈에 쏙쏙 들어오네요.

 

사례 하나 더 소개하자면,

 

● case1. 어떤 소기업에 여러 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다. 그들의 임금은 그 지역에서는 평균 수준이다. 최근 실적이 이전보다 좋지 않다. 경영자는 임금을 10% 정도 내리기로 했다.

 

☞  수용할 수 있다 39%,  불공정하다 61%

 

 

 

● case2. 어떤 소기업에 여러 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매년 임금의 10% 정도가 보너스로 지급되었다. 그들의 임금은 그 지역에서는 평균 수준이다. 최근 실적이 이전보다 좋지 않다. 경영자는 금년부터 보너스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 수용할 수 있다  80%,   불공정하다 20%

 

위의 사례를 보니 어떠세요?  (세금효과 미고려 시) 실질 소득은 같음에도 불구하고 준거점이 어디냐에 따라서 한쪽은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더 많고, 또 한쪽은 수용할 수 있다가 더 많지요. 이거 완전 조삼모사잖아요.  경영자이든, 마케터든, 인사담당자이든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아시겠지요?  

 

 

프레이밍 효과도 아주 재미있어요. 문제의 표현방법, 사고의 틀이라고 할 수 있는 '프레임'을 어떻게 던져주느냐에 따라서 답변이 틀려져요. 

 

(질문1)  미국 정부는 아시아에서 발생한 희귀병으로 600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이 질병을 박멸하려 한다. 그러기 위해 2개의 프로그램이 물망에 올랐다. 어느 쪽이 더 희망적인가. 이 병의 생사에 대한 확률은 과학적으로 정확하다. 다음의 선택 대안에서 당신은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A: 200명은 살린다  [응답 비율 -> 72%]

B: 600명 모두가 살 수 있는 확률 1/3, 모두 살 수 없는 확률 2/3 [28%]

 

 

 

(질문2)  (문제의 설정은 위와 같다)

 

C: 400명이 죽는다  [22%]

D: 모두 사망하지 않을 확률 1/3, 600명이 모두 사망할 확률 2/3   [78%]

 

이 문제가 프레이밍 효과에 대한 최초의 예로 카너먼과 트버스키가 제시해서 유명해진 '아시아의 질문 문제'라고 하는군요.  결국 내용은 같은데 표현 방법, 즉 프레임만 살짝 바꾸었더니 답변이 정반대로 바뀌었어요.  이게 바로 사람입니다.  결국은 같은 문제에 프레임을 달리했더니 답변이 다른 모순된 인간.  더욱 놀라운 것은 트버스키와 카너먼이 이 실험이 끝난 후 선택이 일관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실험자들에게 알려주었다고 해요. 그런데도 여전히 실험참가자의 선택은 바뀌지 않았다고 하는 군요. 하여간 똥고집 하고는.... 이게 인간이예요. ^^;  

對 고객 communication 담당하는 마케터, 홍보전문가, research 전문가라면 반드시 이 책 읽고서 자신의 업무 영역에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지 곱씹어 보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해요.

 

각 나라별 장기기증자의 비율이 크게 다른 이유가 '초기값(디폴트 값) 효과' 차이라고 하네요. 이 내용은 리처드탈러의 '넛지(Nudge)' 책에서도 나온 내용이군요.

 

이 밖에 인간에 대한 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아주 많은 시사점들이 여기저기 널려있는 책이예요.  프로스펙트 이론(Prospect theory), 휴리스틱(heuristic)과 바이어스(bias), 심적회계라든지, 매몰비용에 얽매이는 심리라든지, 선택대안이 너무 많으면 결국 결정할 수 없다는 실험결과라든지, Peak End 효과라든지...

 

저는 특히 '제8장. 타인을 돌아보는 마음 - 사회적 선호' 편에서 '신뢰'와 '사회적 협력'에 대해서 다루는 장이 이 책을 통해서 특히 큰 도움을 받은 부분이예요.  지난달에 칼럼 쓰려고 'CRM과 신뢰'에 대해서 키워드들 정리하면서 풀지 못했던 고리들 중 빈 부분을 채울 수 있는 힌트를 얻었거든요.

 

책 리뷰가 자꾸 길어지네요. 

이 책에 소개된 내용 중 아주 인상적인 내용 두개 소개하는 것으로 리뷰 글 마칩니다.

 

case1. 최종제안 게임에서는 2명의 참가자(제안자와 응답자)가 있다. 제안자는 초기 금액(예를 들면, 1000원) 중 임의의 금액(예를 들면 300원)을 응답자에게 건네준다는 제안을 한다. 그 다음 응답자는 그 제안을 수락할지 거부할지를 결정한다.

 

  많은 실험결과에서 공통된 사항은 제안자의 평균적인 제안액은 45% 전후이며, 최대치는 50%이다. 또한 30% 이하의 제안 중 반 정도는 응답자에 의해 거부되었다.

 

유일한 예외라고 할 수 있는 것이 힐과 샐리가 실시한 자폐증 환자를 실험참가자로 정해 시행한 최종제안 게임 실험이다. 제안자가 된 자폐증 환자 중 대략 3분의 1은 제로의 금액을 제안했다. 자폐증 환자는 타인의 마음을 잘 읽지 못하는 특징이 있고, 응답자가 거부할지 말지를 대부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얄궂게도 이것이 경제적 인간의 행동예측에 가장 잘합치되는 예이다. (p263~p264)

 

 또한 M.Hsu 등은 안와전피질에 손상을 입은 사람에게 동일한 선택실험을 실시했는데, 그들은 모호한 상황과 리스크 상황에서 다른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  얄궂게도 그들의 행동이 주류경제학이 전제로 하는 기대효용이론의 예측과 가장 잘 합치된 것이다.

 

그동안의 주류경제학에서 '가정'해 왔던 '경제적 인간'이 '자폐증 환자' 또는 '뇌의 안와전피질 손상 환자'와 아주 잘 일치된다고 하네요.  경제학, 심리학, 뇌과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행동경제학'의 세계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이유로 충분하겠지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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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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